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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전수천 작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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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전수천 작가 별세

입력
2018.09.04 10:40
수정
2018.09.04 18:5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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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베니스비엔날레 작가’인 설치미술가 전수천.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내 첫 베니스비엔날레 작가’인 설치미술가 전수천.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제적인 미술제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특별상을 받은 설치미술가 전수천씨가 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1세. 지난해 12월부터 영국 전시를 준비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며 투병해왔다.

1947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고인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를 졸업하고 학업을 중단한 뒤 입대해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이후 군대에서 모은 돈으로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와 와코대, 미국 뉴욕 프랫예술대 등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실험적 설치작업에 매진했다.

국내에서는 1989년 서울올림픽 1주년 기념 한강 수상 드로잉전에 참여하면서 두각을 드러냈고, 1993년 대전엑스포 상징 조형물인 ‘비상의 공간’을 제작하면서 유명해졌다.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했던 전수천 작가의 ‘방황하는 혹성들 속의 토우’ 중 일부.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했던 전수천 작가의 ‘방황하는 혹성들 속의 토우’ 중 일부.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5년 처음 한국관이 설치된 제46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설치작품 ‘방황하는 혹성들 속의 토우’를 출품해 국내 작가로는 처음으로 특별상을 받았다. 그 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고, 국민문화훈장 은관을 수상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에는 미국 동부 뉴욕에서 서부 로스앤젤레스까지 5,500㎞를 7박8일간 열차로 횡단하는 ‘움직이는 드로잉 프로젝트-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를 선보여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프로젝트에는 건축가 황두진, 음악가 노영심, 소설가 신경숙, 사진작가 배병우, 영화평론가 오동진 등이 동승해 예술 담론을 펼쳤다.

2005년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전수천 작가의 ‘움직이는 드로잉 프로젝트’ 이미지.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5년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전수천 작가의 ‘움직이는 드로잉 프로젝트’ 이미지. 한국일보 자료사진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199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동시에 미술원 교수로 임용돼 2011년 퇴임할 때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 2003년 새로운 유형의 예술가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대안 미술학교인 ‘비닐하우스 AA’가 2013년 ‘창작예술학교 AA’로 발전하면서 초대 교장을 맡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도쿄 국립근대미술관, 파리 랑도우스키 미술관 등 국내외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30여회 개인전을 개최했다. 베니스비엔날레(1995년), 상파울루비엔날레(1996년), 광주비엔날레(1995년, 2004년) 등 국제미술제에서도 실험적인 작품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을 세웠다는 평가다. 올해 6월 영국 런던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열렸던 개인전이 그의 마지막 전시가 됐다. 유족으로 부인 한미경씨가 있다. 빈소는 전북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6일 오전8시. (063)250-2452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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