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배럴당 70달러 돌파
3년여 만에 최고치 찍어
국제경제 호조 등 잇단 상승 요인
미국 셰일오일 일일 생산량 확대
2014년처럼 고유가 잡을지 주목
연초부터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배럴당 70달러 고지를 넘기며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최근 급등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인지를 두고선 전문기관조차 의견이 엇갈린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8% 오른 65.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브렌트유도 0.8% 상승한 70.53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15일 배럴당 70.26달러를 찍은 뒤 소폭 하락했다가 또다시 70달러를 넘긴 것이다. WTI와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이 각각 65달러, 70달러를 돌파한 건 2014년 12월 이후 3년여 만이다.
2014년까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미국발 셰일오일 혁명에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국제유가는 일종의 방어선인 ‘셰일밴드’를 넘어서지 못한 채 60달러의 벽 아래에 머물렀다. 셰일밴드는 국제유가가 셰일오일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50달러를 이상이면 셰일오일 생산량이 늘어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을 막고, 국제유가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세일오일 생산이 줄어 국제유가가 50달러선을 회복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엔 원유공급 감소 요인 줄지어 나타나며, 셰일 방어선을 무력하게 만드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3월까지였던 감산 기간을 연말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경제위기로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생산량이 크게 감소(2016년 일평균 237만배럴→2017년 207만배럴)한데다, 지난달 북해 주요 송유관 가동 중단도 영향을 미쳤다. 북반구 강추위와 국제경제가 좋아질 거란 전망 등 수요증가 역시 유가 상승을 부추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발표치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국제경제 호조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 기대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를 유지할 거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올해 브렌트유의 배럴당 평균가격을 기존 58달러에서 62달러로, JP모건 역시 종전 배럴당 58달러에서 6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한발 더 나아가 올해 3분기 중 배럴당 브렌트유 가격이 75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 강세로 국내 휘발유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 첫째 주부터 이달 셋째 주(14~19일)까지 25주 연속 올라, 기존 최장 상승기록(26주 연속) 경신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량을 늘리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거란 전망도 여전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다음 달 자국 내 7개 주요 생산지역의 셰일오일 일일 산유량이 이달보다 11만1,000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 증대는 국제유가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IA는 올해 WTI와 브렌트유의 배럴당 평균가격을 각각 55.33달러, 59.74달러로 전망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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