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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두 눈에..." 기형도 미발표 연시 공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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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두 눈에..." 기형도 미발표 연시 공개돼

입력
2017.06.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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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기형도. 한국일보 자료사진
시인 기형도. 한국일보 자료사진

“당신의 두 눈에/ 나지막한 등불이 켜지는/ 밤이면/ 그대여, 그것은/ 그리움이라 부르십시오/ 당신이 기다리는 것은/ 무엇입니까, 바람입니까, 눈(雪)입니까/ 아, 어쩌면 당신은 저를 기다리고 계시는지요/ 손을 내미십시오/ 저는 언제나 당신 배경에/ 손을 뻗치면 닿을/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읍니다”

요절시인 기형도(1960∼1989)가 신춘문예로 등단하기 3년 전인 1982년에 쓴 연시 3편이 일반에 공개됐다. 기형도 시인과 문학회 활동을 함께했던 박인옥(한국문인협회 안양지부장) 시인은 18일 “문학회 모임에 참여했던 문우의 여동생이 갖고 있던 작품”이라며 “가을에 개관하는 (광명) 기형도 문학관에 작품을 기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신’으로 시작하는 세 편은 전형적 사랑시다.

작품은 기형도 시인이 경기 안양에서 단기사병(방위병)으로 근무할 당시인 1982년, 문학모임인 수리문학회의 한 여성 회원에게 써준 서정시다. 당시 기형도는 근무지 안양의 문학모임 수리문학회에서 활동했고, 술자리에서 여자 회원들이 술값을 내면 그 보답으로 시를 써주었다고 한다.

기형도가 직접 써서 건넨 이 시는 박인옥 시인이 몇 해 전 수리문학회 활동을 정리하던 중 한 여성 회원으로부터 건네 받았다. 이후 기형도 문학관이 설립되면서 수리문학회 회원이자 기형도 문학관 추진위원인 조동범 시인에게 기증 여부를 문의했고, 기형도 관련 책을 준비하던 기자 출신 작가 성우제씨에게도 선보였다. 작품은 성씨가 지난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하면서부터 알려졌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요절 시인 기형도가 등단 3년 전에 쓴 연시 3편. 올 가을 기형도 문학관 개관을 앞두고 일반에 공개됐다. 박인옥 제공
요절 시인 기형도가 등단 3년 전에 쓴 연시 3편. 올 가을 기형도 문학관 개관을 앞두고 일반에 공개됐다. 박인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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