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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대선 ‘DJ 낙선 공작’ 이후 북풍 영향력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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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대선 ‘DJ 낙선 공작’ 이후 북풍 영향력 없어졌다

입력
2016.01.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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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 낮 12시30분(평양시간 낮 12시) 조선중앙TV를 통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6일 낮 12시30분(평양시간 낮 12시) 조선중앙TV를 통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과거에도 북한의 도발은 종종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997년 15대 대선 이후에는 북풍 영향력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역풍이 생기는 아이러니한 현상만 반복됐다.

북풍의 시초는 13대 대선 직전 발생한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이다. 87년 11월29일 미얀마 상공에서 KAL 858기가 폭발하면서 시작된 이 사건은 대선을 하루 앞두고 북한공작원 김현희가 테러범으로 지목돼 국내에 압송되며 큰 파장을 불러왔다. 사건의 진실에 대해선 현재까지 논란이 이어지지만, 당시 불어온 북한 발 이슈는 노태우 당시 민정당 후보의 당선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많다.

92년 대선과 96년 총선에서도 북풍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14대 대선 당시 국가안전기획부는 전국 조직원 300명 규모의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을 발표했고, 이 간첩 사건은 여당인 김영삼 민자당 후보 당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15대 총선 일주일 전에는 북한 무장병력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침입해 총격전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때도 참패가 예상됐던 신한국당이 139석을 차지하며 원내 1당이 되는 등 집권세력은 북풍의 덕을 톡톡히 봤다.

북풍의 절정은 97년 15대 대선이었다.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재미교포 윤홍준씨가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김대중 후보와 북한 고위인사간 커넥션이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월북한 천도교 전 교령 오익제씨가 평양방송에 나와 “고마운 김대중”이라 말 한 영상이 공개되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들은 권영해 당시 안기부장이 김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고, 북풍은 처음으로 집권 세력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북풍이 도리어 역풍으로 작용한 뒤 그 효과는 차차 소멸되거나 반작용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실제 2000년 16대 총선 직전 DJ 정부는 6ㆍ15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 사실을 발표했지만, 보수층과 영남표 결집을 불러와 민주당이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결과를 낳았다. 이 같은 흐름은 2002년 16대 대선 직전 북한의 농축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으로 빚어진 ‘2차 북핵 위기’와 2007년 17대 대선 직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차 남북 정상회담에도 이어졌다. 북풍이 집권 세력의 득표에 점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

2008년 열린 18대 총선 역시 선거 직전 북한이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개성공단 관련 발언을 빌미로 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에 상주하던 남한 인원 11명을 철수시키며 경색 국면을 맞았지만, 선거에 큰 변수가 돼지 못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선 ‘천안함 폭침 사건’이라는 대형 북한 이슈가 야당이던 민주당의 선거 승리를 돕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야당이 내세운 “여당을 찍으면 전쟁, 야당을 찍어야 평화”라는 논리가 표심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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