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90년대 시대상황 오롯이 담겨
내달 2일 제막식 목표 복원 시작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첫 벽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남대학교 사범대 외벽의 ‘광주민중항쟁도’ 복원 작업이 시작됐다.
전남대 민주동우회는 지난 19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사범대 민중항쟁도 벽화 앞에서 안전기원제를 갖고 본격 작업에 들어갔다고 20일 밝혔다. 민주동우회는 최근까지 벽화 세척 작업을 마쳤으며 복원에는 작가 20여명이 참여한다.
추진위원 등 100여명이 참여한 안전기원제에는 전남대가 위치한 용봉골을 상징하는 용 머리와 안전장비들이 상에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또 벽화와 똑같은 크기의 대형 그림 현수막을 제작해 시민들이 직접 그려볼 수 있도록 체험의 장도 함께 마련돼 큰 호응을 받았다. 벽화복원 추진위 관계자는 “1980년 5월 죽음을 넘나들며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항쟁정신과 조국의 민주·통일을 염원한 90년대 시대 상황이 담겨 있는 광주민중항쟁도 벽화 복원을 시작하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복원할 예정이었으나 역사적인 복원작업에 광주시와 5·18기록관도 뜻을 같이해 2,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모두 4,000여만원이 모금됐다. 벽화는 28일까지 복원작업을 마친 뒤 9월 2일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광주민중항쟁도는 5·18 10주년을 맞아 1990년 6월 전남대 그림패 ‘마당’과 예술대학 미술패 ‘신바람’, 사범대 미술교육과를 중심으로 사범대학 건물 벽면에 제작됐다.
벽화는 가로 10m, 세로 16m 규모로 유성도료로 그려졌다. 총을 든 왼손을 힘차게 뻗은 청년과 군용지프를 탄 시민군 등을 담았다. 가마솥에 밥을 짓는 모습은 광주항쟁의 공동체 정신을 극적으로 상징하는 예술적 모티브다. 이 벽화는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첫 벽화로 평가받고 있으며, 27년 동안 단 한 차례의 보수도 이뤄지지 않아 이번에 복원하게 됐다. 광주=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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