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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라졌던 보물, 마침내 제자리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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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라졌던 보물, 마침내 제자리 찾다

입력
2014.10.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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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내전수함음소’ 목판

일제시대 약탈 등 추정돼 오다 6년 전 관음암 스님이 공개했지만 도난 의혹

본보 보도 3일 만에 해인사에 기증

‘내전수함음소(內典隨函音疏)’ 목판
‘내전수함음소(內典隨函音疏)’ 목판

팔만대장경 가운데 하나인 ‘내전수함음소(內典隨函音疏)’ 목판이 해인사 장경판전(팔만대장경 보관용 건축물)의 원래 자리로 돌아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내전수함음소 구입 과정 의혹을 제기한 본보 보도(8월 18일자 12면▶ 기사보기) 사흘 만에 이뤄진 일이다.

문화재청은 6일 해인사 암자인 관음암이 ‘합천 해인사 내전수함음소 권490’ 목판 두 장을 8월 21일 법보종찰(부처의 경전을 모신 사찰) 해인사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 목판은 돌연 해인사에서 자취를 감춘 분실 문화재였다. 1381년 팔만대장경 인경본(일본 오타니대 소장)에만 등장할 뿐 1960년대 인경본에서는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일제시대 약탈 당한 것인지 이후 도난 당한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8년. 당시 조계종 문화부장 겸 관음암 감원(주지를 대신해 절의 재산을 맡아보는 직위)이었던 혜일스님이 개인에게 구입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내전수함음소 목판은 팔만대장경 제작 9년째인 1245년(고려 고종 32년) 대장도감에서 새긴 경판이다. 대승불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여섯 가지 실천덕목 ‘육바라밀다’를 설명한 것에 대한 주석을 담고 있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7월 보물 제1806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문화재 전문가들은 보물 지정 전부터 “진품이 확인된 내전수함음소를 해인사 장경판전에서 보존, 관리하지 않고 관음암에서 별도로 관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해왔다. 관음암측은 “해인사에 기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보물 지정 1년이 넘도록 논의를 미뤄왔다.

그러자 조계종 안팎에서는 관음암이 보물 지정 문화재 보유에 따른 국고보조금 등을 지원받기 위해 도난품인 것을 알고도 출처조차 확인하지 않고 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게다가 혜일스님이 이 목판을 누구에게 얼마를 주고 구입했는지 등에 대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궁금증이 증폭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런 문제가 불거진 직후 관음암은 ‘소장 보물인 내전수함음소를 해인사에 기증한다’는 내용의 문서와 소유자 변경 신고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소유권 문제 등으로 해인사 장경판전에 들어가지 못했던 내전수함음소가 제자리를 찾아 다른 팔만대장경과 나란히 보관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관음암 관계자는 “내부 행사 등에 맞춰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던 것뿐 기증 자체를 안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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