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 논란’ 결국 특검에 수사 의뢰
박영선 “이완영, 대리심문하고 있다는 증거”
野·非朴은 “이완영 새누리당 간사 교체를”
22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5차 청문회에서 사전모의ㆍ위증교사 의혹에 휘말린 이완영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을 둘러싼 공방으로 온종일 어수선했다. 다수 의원들이 국정농단을 묵인한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질의에 집중한 것과 달리, 두 의원은 자신의 해명을 위한 질의에 치중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국조특위는 의혹 규명을 위해 특별검사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최순실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와 이완영 의원이 함께 술자리에 동석한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태블릿 PC가 최씨의 것이 아니다”고 주장한 이 변호사와 이 의원이 평소 안면이 있던 사이임을 보여주는 증거로, 두 사람이 청문회에서 위증교사를 사전 모의했다는 의혹을 추가 제기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경북 고령 출신이고, 이 의원은 경북 고령ㆍ성주ㆍ칠곡이 지역구다. 박 의원은 “이 변호사와 이 의원이 함께 있는 사진을 제보 받았다. 이는 (이 의원이) 대리 심문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박헌영 과장 등이 액세서리로 동원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완영 의원은 참고인으로 나온 정 이사장과 박 과장에게 “제가 (4차 청문회에서) ‘태블릿PC를 고영태(전 더블루K 이사)가 들고 다녔다고 증언하라’, ‘태블릿PC를 JTBC가 절도한 것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라’는 등의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해명성 질문을 반복했다. 이만희 의원도 “박 과장은 본 위원을 단 한 번이라도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있느냐, 내가 정 이사장을 통해 어떤 것을 물을 테니 이렇게 대답하라는 지시를 전달 받았느냐”고 물었다. 정 이사장과 박 과장은 위증교사에 대해선 부인했지만, 박 과장은 “(이완영 의원을 만나고 온) 정 이사장이 제게 인터뷰하라고 했지만 거절했다”고 답했다.
오히려 이완영 의원은 “박영선 민주당 의원도 5시간 동안 고영태(2차 청문회 증인)와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과 공모한 제보가 있다”고 야당의 사전모의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그는 “(그 자리에서) 쪽지와 녹취록이 왔다갔다 했다고 한다”며 “(야당 의원들이) 은밀하게 만나는 건 로맨스이고 국회의원이 당당하게 의정활동을 한 건 불륜이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 부장은 박 의원과 만난 경위에 대해 “고영태가 (지난 7일) 청문회가 끝난 후 의원들의 명함을 받아와서 박 의원에게 연락을 취했다”며 “박 의원이 (최순실 게이트를) 진실성 있게 밝혀줄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만났고, 제가 가진 많은 자료를 드렸다”며 모의 의혹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지난 14, 15일 열린 3, 4차 청문회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노 부장에게 위증을 지시하는 내용 등이 담긴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의 거취도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은 “우리 국조특위의 ‘미꾸라지’를 위원장이 제거해 달라”며 “이 의원이 질의응답 시간을 자신의 변명을 위해 쓰는 것은 국조위원의 제척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비박계인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이완영 간사를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했고,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도 “이 의원의 진퇴 여부와 관계 없이 새누리당 간사로서의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가세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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