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당 차원 수도권 연대 여의치 않다” 당무 복귀
김한길 “결과에 야권 지도자들 책임져야” 끝까지 연대론 고수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공동대표를 공개 압박해온 천정배 공동대표가 야권연대론을 접고 당무에 복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연대의 문을 닫은 상황까지 고려하면 더 이상 연대론이 힘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두 공동대표는 15일 서울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40여분 동안 야권연대 문제를 놓고 마지막 담판을 벌였다. 하지만 이들은 회동 뒤 “야권연대에 대해 더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명쾌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애매한 상황은 회동 이후 장고를 거듭한 천 공동대표가 이날 오후 늦게 입장을 선회하면서 정리됐다. 천 공동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현재의 여러 여건상 당 차원의 수도권 연대는 여의치 않고, 이 상태에서 더욱 열심히 당 대표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안 공동대표의 ‘야권연대 불가론’ 방침에 반발해 최고위원회에 불참한지 나흘 만에 특별한 조건 없이 백기투항을 한 것이다.
야권연대론의 또 다른 축이었던 김 의원은 천 공동대표의 노선 변경에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천 공동대표의 입장문을 들은 직후 “한달 뒤의 (총선) 결과에 야권의 지도자들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김 의원은 탈당 불사 등 강경 대응을 하지 않는 선에서 두 공동대표의 결정을 간접적으로 용인했다.
결과적으로 야권연대론이 안 공동대표의 의지대로 정리되면서 천 공동대표와 김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은 자연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천 공동대표의 경우,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에 도전장을 던진 더민주의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의 추격이 매서운 상황이다. 자신이 이끌고 국민의당에 합류한 국민회의 출신 인사들마저 연달아 호남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김 의원의 처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에서 지지율이 새누리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고 이미 사퇴를 선언한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자리로 돌아갈 명분도 마땅치 않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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