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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崔엔 검은 돈 건네고 朴엔 혜택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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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崔엔 검은 돈 건네고 朴엔 혜택 챙겼다”

입력
2017.03.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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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승마 지원 명목 78억 지급

미르ㆍK재단에도 대가성 204억원

朴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 개입

삼성은 경영권 승계 등 노렸다”

삼성 관련 특검 수사결과와 삼성 입장
삼성 관련 특검 수사결과와 삼성 입장

박영수 특별검사가 6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이번 수사의 초점을 “사적 이익을 위한 국가권력 남용과 고질적 부패고리인 정경유착”이라고 규정한 것은 다분히 ‘삼성 뇌물사건’을 염두에 둔 측면이 크다. 보도자료에 7가지 수사결과를 나열하면서 삼성과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간 ‘뇌물 커넥션’을 가장 상단에 배치한 것만 봐도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과 최순실 커넥션

특검은 삼성이 이재용(49ㆍ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박 대통령의 도움을 얻는 대가로 비선실세인 최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 등과 공모해 2015년 9월 14일부터 2016년 2월 19일까지 최씨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댔다고 봤다. 최씨가 설립한 독일 유령법인 코어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에 213억원 지급 계약을 맺은 후, 최씨 딸 정유라(21)씨의 승마 훈련비와 말 구입비 지원으로 78억원을 지급했다. 최씨는 삼성의 지원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삼성을 내가 합치도록 도와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들이다”라고 대한승마협회장이던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게 호통치는 등 돈을 받으면서도 ‘갑’ 행세를 했다.

특검은 국정농단 사태 도화선이 됐던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삼성이 전체 기업 중 가장 많은 204억원을 출연한 것도 강요로 뜯긴 게 아니라 대가성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껍데기는 공익재단이지만 사실상 최씨의 사적 이익을 위해 설립된 재단에 삼성이 거액을 낸 것은 뒷거래의 연속이라고 본 것이다. 최씨 입김으로 설립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낸 16억여원도 박 대통령을 의식해 건넨 뇌물로 판단했다.

삼성과 박 대통령 유착

삼성이 최씨에게 검은 돈을 제공한 이유는 박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박 대통령이 개입한 출발점이었다. 특검은 문형표(61ㆍ구속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15년 6월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대통령 지시를 전달받고,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외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아닌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찬성 결정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하게 산정돼 반대가 거셌지만, 청와대 개입으로 삼성그룹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찬성하는 무리수를 뒀다.

특검은 합병 이후에도 박 대통령이 삼성의 가려운 곳을 해결해주기 위해 개입한 흔적을 포착했다. 비핵심 계열사 매각과 이 부회장이 대주주인 비상장계열사 상장을 통한 상속세 재원 마련→합병과 그에 따라 순환출자고리 해소 시 주식 매각으로 인한 삼성물산 의결권 손실 최소화→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금융계열사를 하나로 묶어 지배력 강화) 전환→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지주회사 통합삼성물산 아래 금융지주사를 둬 그룹 지배력 장악ㆍ법 개정 필요) 등 성사 여부를 떠나 삼성의 부정한 청탁이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키워온 삼성 바이오로직스 상장 특혜 대목도 포함됐다. 이런 뒷거래는 이 부회장과 대통령이 지난해 2월까지 세 차례 독대한 자리 등을 통해 나왔다고 특검은 결론 내렸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박근혜(왼쪽)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박근혜(왼쪽)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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