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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돌아왔다"…제2우산혁명 기약하는 홍콩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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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돌아왔다"…제2우산혁명 기약하는 홍콩인들

입력
2015.09.2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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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혁명 1주년이 된 28일 홍콩 입법회 외부에서 시위대들이 노란 우산을 들고 기념하고 있다. 홍콩=EPA 연합뉴스
우산혁명 1주년이 된 28일 홍콩 입법회 외부에서 시위대들이 노란 우산을 들고 기념하고 있다. 홍콩=EPA 연합뉴스

‘우리는 돌아온다(We will be back)’

진정한 행정수반 직선제를 요구하며 홍콩 도심을 점거했던 시위대가 작년 12월 15일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되기 전 주무대였던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의 간선도로 하커트(夏慤) 로드에 분필로 적거나 종이로 장식했던 문구다.

시위대는 작년 도심 점거 시위를 개시한지 1주년인 28일 이 약속을 지켰다.

이날 오후 애드미럴티 정부청사와 입법회(국회격) 부근에는 1년 만에 대규모 노란 우산과 텐트가 재등장했다.

노란 우산은 시위대가 경찰의 최루액을 우산으로 막아내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도심 시위의 상징물이다. 시위대는 작년 9월 28일 이후 79일간 하커트로드 등에 수천 개의 텐트를 친 채 밤샘 시위를 벌였다.

홍콩 시민은 이날 간선도로 점거를 시도하는 대신 각자 색종이나 가죽 등으로 만든 노란 우산을 행인들에게 나눠주는 등 평화롭게 1주년을 기념했다.

'우리는 진정한 보통선거를 원한다'라는 구호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 부근에서는 레미제라블'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광둥화(廣東話)로 편집한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이 있나요(試問誰還未覺醒)' 등 작년 시위 때 유행한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도 보였다.

중국 오성홍기와 중국령 홍콩깃발이 게양된 입법회 앞 국기게양대 아래에는 영국령 홍콩 깃발을 든 청년들도 보였지만, 중국인 철수와 같은 과격한 구호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관 3천 명이 홍콩 전역에 배치되고 입법회 앞 팀메이(添美) 애비뉴에 바리케이드가 등장했지만, 집회 참가자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인근에서 정부청사 수호 등을 외치며 집회를 연 친(親)중국파와의 충돌도 없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당장 작년 같은 대규모 시위를 재개할 역량이 되지는 않지만, 시위를 거치면서 민주화 의식이 성숙한 홍콩 시민이 정당한 직선제 권리를 장기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생 응모(22) 씨는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며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제2의 우산혁명이 벌어질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 직원인 마모(49) 씨는 "민주세력에 대한 중국과 홍콩 당국의 압력이 강화되겠지만, 젊은이들이 민주화가 자신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이라는 인식했기 때문에 투쟁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 총선 등에서 억눌렸던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가 약화해 한동안 대규모 시위가 재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작년 시위가 한창 일 때는 하루 시위 참가자가 10만 명에 달하기도 했지만, 이날 기념집회 참가자는 1,000여 명에 그쳤다.

대학강사 웡모(26·여)씨는 "작년 시위가 홍콩 사회에 변화를 주기는 했지만, 중국 당국을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을 절감했다"며 "최소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통치하는 한 홍콩의 민주화가 크게 진전되기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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