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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무대 생생… 나이 들어도 열정 잃지 말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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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무대 생생… 나이 들어도 열정 잃지 말아야죠”

입력
2018.04.01 16:5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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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서 ‘올림픽 찬가’ 부른 황수미

통영국제음악제 세 차례 공연

7월엔 프리랜서 성악가로 도전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렀던 소프라노 황수미가 통영국제음악제 무대를 위해 한 달 만에 한국을 찾았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렀던 소프라노 황수미가 통영국제음악제 무대를 위해 한 달 만에 한국을 찾았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제가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날이 또 있을까 싶어요. 오페라와 콘서트 무대에 서지만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부른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도 기억이 많이 남고 감사한 경험이죠.”

매번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그에게도 수억 명에게 생중계되는 ‘올림픽 무대’는 잊을 수 없는 큰 경험이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르며 세계인의 귀와 눈을 사로잡았던 소프라노 황수미(32)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통영국제음악제를 위해 한 달 만에 한국을 찾은 그를 통영에서 만났다. 황수미는 통영에서 세 번의 무대에 선다.

황수미는 2014년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다. 독일 본 오페라 극장 소속 소프라노로 활약하고 있다. 올림픽 무대 이후 달라진 점은 대중적 인지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것. 개회식 직후 독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는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는 승무원들의 요청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무대 아래의 그는 소탈했다. 통영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왔다는 그는 “개회식 때 입었던 한복 드레스를 입지 않으면 아무도 못 알아본다”며 웃었다.

황수미는 ‘올림픽 찬가’를 그리스어로 불렀다.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때 합창단에 소속 돼 이 곡을 불러 본 동료 성악가의 도움이 컸다. 감사의 의미로 “특별히 돌아갈 때 수호랑 인형을 사다 줬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쾌활한 성격이 묻어났다. 본 극장 동료들 역시 올림픽 무대에 선 그를 자랑스러워 했다.

황수미는 7월이면 본 극장에서 나와 홀로서기를 한다. “스스로 새로운 동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개회식 무대 제의가 들어오기 전인 지난해 11월 이미 사표를 냈다. 극장에 속해 있으면 안정적으로 노래할 수 있지만, 다른 극장의 좋은 작품 기회가 생겨도 일정 조율이 수월하지 않은 면이 있다. 음악적 욕심이 큰 그에게 프리랜서 성악가는 불안정한 지위보다는 더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따뜻한 둥지를 떠나 야생으로 나가야겠다”고 기꺼이 결심했다. 그는 독일 헤센 주립극장인 비스바덴 극장에서 ‘돈 조반니’ 무대에 서고, 앙상블 마테우스 오케스트라의 ‘리날도’ 유럽 투어를 함께 할 예정이다.

올 가을에는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에서 데뷔 앨범도 발표한다. 리스트의 ‘페트라르카의 3개의 소네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 브리튼의 가곡 등을 담는다. ‘네 개의 마지막 노래’는 그에게 “꿈의 노래”였다. 이번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그 꿈도 함께 이뤘다. 황수미는 “네 곡 중 마지막 곡은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에서도 불렀던 노래”라며 “언젠가 네 곡을 다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곡을 부르게 돼 기뻤다”고 소개했다.

황수미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개막공연 리허설을 보며 자신의 목표를 다잡았다고 했다. “얼마 전 칠순을 맞이한 선생님의 음악에 대한 에너지를 보면서, 존경이라는 단어로는 표현되지 않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구체적인 계획으로 말할 순 없지만 저도 그 나이가 되어도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노래하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통영=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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