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간호사 2명 양성 판정
의료진 잇단 감염 진상규명 목소리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2명이 2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7월 말로 예상됐던 메르스 종식 선언은 다시 8월 중순으로 연기됐다. 이날 이 병원의 의사 1명도 1차 메르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빅5’ 병원인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진 감염이 잇따르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ㆍ경유했던 지방 병원들조차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격리 해제되고 있는데 유독 이 병원에서만 감염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183번(24), 184번(24)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간호사로 발열이 나타나 검사한 결과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의사 1명도 1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확진 판정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닷새만으로, 최종 잠복기는 2주 후인 7월16일로 늦춰졌다. 24명에게 메르스를 전파시킨 16번(40) 환자는 지난달 30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183번 환자는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격리 병실에서 근무한 간호사로 이들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보인다. 그와 접촉한 일반 병실 환자 7명도 격리 조치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그가 D등급 보호장구를 입고 진료했지만 어떻게 입고 관리 했는지, 확진 환자와 어떻게 접촉했는지 모든 가능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던 의사와 간호사, 방사선사 등 의료진과 병원 종사자 14명이 메르스에 감염됐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진료에 필요한 D등급 보호구를 의료진에게 뒤늦게 제공해 감염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이에 삼성서울병원과 보건 당국은 지난달 17일 D등급 보호구를 지급하고 착용과 관리에 대한 점검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의료진 환자ㆍ의심자가 발생하고 있어 보건 당국의 ‘관리 소홀’이 지적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방역에 대해서는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유독 삼성서울병원에는 봐주기 식 대응을 해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향후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뒤늦게 “(삼성서울병원에) 민관즉각대응팀도 있는데 왜 간호사들이 계속 감염되는지 모르겠다”며 “정밀하게 조사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준용 연세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감염학회와 감염관리학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50세 이상이 메르스에 걸리면 사망할 확률이 10배 높았고,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면 7배 높았다”며 메르스 사망 고위험군을 분석해 발표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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