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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앓던 YS, 고령 환자들 사망 과정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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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앓던 YS, 고령 환자들 사망 과정 따랐다”

입력
2015.11.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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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계 면역 시스템에 손상

체온 38도 이상 오르는 발열까지

폐렴 악화→패혈증→급성심부전

퇴원 앞둔 김영삼 전 대통령. 연합뉴스
퇴원 앞둔 김영삼 전 대통령. 연합뉴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직접 사인(死因)은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을 치료한 서울대병원 측은 “전신이 허약한 상태에서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과ㆍ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고인이 평소 앓던 ‘폐렴’을 주범으로 꼽았다. 폐렴이 악화해 패혈증을 일으키고, 급성심부전으로 이어지는 고령 환자들의 사망 과정을 따랐다는 것이다.

폐는 우리 몸에서 호흡을 담당하는 필수기관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외부 세균이 침범해 감염이 발생한다. 김 전 대통령은 과거 폐렴 때문에 수 차례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받았다. 폐의 면역기능이 유지돼야 외부 세균에 의한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데 김 전 대통령은 고령에다 폐렴을 자주 앓아 면역기능이 급격히 떨어졌다. 전문의들은 고령에 폐 질환을 앓으면 폐 기능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성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 내과교수는 “김 전 대통령께서는 여러 차례 폐렴을 앓았기 때문에 호흡기계 면역 시스템이 손상을 입어 회복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폐렴은 패혈증으로 가는 관문이라고 설명한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 고열이 있는 게 보통이다. 서울대병원도 김 전 대통령이 입원 시 체온이 38도 이상 올라가는 발열 증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차남 현철씨 역시 “지난 목요일(19일) 마지막 입원 때 그 전과 다르게 고열이 났다”고 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이미 폐렴에서 패혈증으로 증세가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철씨는 “연세가 있으시니 혈관이 잘 안 잡혀, 미리 잡아 놓고 3~6개월 쓰는데 거기서 염증이 발생해 패혈증이 생긴거다”고 다르게 설명했다.

또 다른 사망원인으로 밝혀진 급성 심부전은 흔히 패혈증의 합병증으로 발생한다. 패혈증이 발생하면 급격히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이 빨라지는 등 심장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령으로 심장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은데 폐렴이 패혈증으로 발전돼 온 몸에 세균이 퍼져 결국 급성 심부전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철씨도 “정상혈압이 120-80이라면 아버님 혈압은 80 아래로 떨어져서 병원엘 간 것인데, 이미 패혈증으로 온 몸에 독소가 돌아다니던 상태였다”고 전했다.

면역기능 저하가 주요 원인이라는 진단도 있다. 이무용 동국대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고령의 김 전 대통령이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폐렴에 걸린 것이 치명적 원인”이라면서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폐렴에 걸리면 패혈증으로 발전하고 장기부전이 동반 된다”고 말했다. 한성우 교수는 “고령 환자들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주범이 폐렴”이라면서 “병원에서 노인환자들이 폐렴에서 패혈증으로 발전해 급성 심부전으로 사망하는 것은 흔한 사례”라고 말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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