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일각 "해산 심판 선고 코앞인데…" 이정희 대표, 원탁회의서 기각 호소
통합진보당이 19일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심판 선고를 앞두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위기상황을 지휘해야 할 원내대표는 중남미 출장길에 올라 비난을 사고 있다.
오병윤 통진당 원내대표는 ‘니카라과ㆍ온두라스 의원친선협회’ 초청으로 11일 중남미 출장에 나서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ㆍ온두라스 의원친선협회’ 회장인 오 원내대표 출장 길에는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ㆍ이명수 새누리당 의원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통진당 내부에서 원내대표의 부재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지만 오 원내대표가 출장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진당 핵심 관계자는 “정당해산 심판 선고 기일이 언제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해외로 나가는 게 바람직한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당 일각에서 나왔다”며 “설마 헌재가 이렇게 기일을 일찍 잡겠느냐는 안이한 판단이 무리한 일정 강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헌재가 선고 기일을 결정하자 통진당은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통진당은 17일 당사에서 ‘최고위원-의원단 긴급 연석회의’를 열어 진행 중이던 동시당직선거를 중단하고 최고위원회를 ‘강제해산저지 민주수호 투쟁본부’로 전환하는 등 비상운영체제로 돌입했다.
통진당은 앞서 국회에서는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반대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2차 원탁회의’를 열고 헌재가 정당해산 심판을 기각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정희 대표는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은 분단의 적대의식과 빨갱이 사냥에 발목을 잡혀왔다”며 “저희가 감당하고 있는 ‘종북몰이’는 이제 한국사회에서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것으로 저희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 대표는 발언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원탁회의에는 새정치연합 정동영 상임고문과 이미경ㆍ정청래ㆍ우상호 의원 등이 동참했고,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과 김제남ㆍ정진후 의원 등도 함께했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와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등 진보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정동영 고문은 “통진당이 해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헌재 결정이 아닌 선거를 통한 국민의 집합적 의사를 통해 판단될 문제”라고 밝혔다.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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