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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가계부채 증가 속도 더욱 빨라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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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가계부채 증가 속도 더욱 빨라질라

입력
2016.06.0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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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가계신용 잔액 사상 최대

지난달 은행권 대출잔액 661조

‘심사 사각’ 아파트 집단대출

제2금융권 대출 급증 가능성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년 만에 0.25%포인트 추가로 인하하면서 가뜩이나 팽창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가계부채의 증가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 등 미시적 정책수단을 동원해 가계부채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규제 강화에도 꺾이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잠재우긴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 적지 않다.

가계부채 경고음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금융권 전체의 가계신용(가계대출+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 잔액은 사상 최대치인 1,223조7,000억원에 달했다. 가처분소득에서 가계신용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지난해 144.2%에 달해 5년 전인 2010년(127.7%)에 비해 16.5%포인트나 증가했다. 지난해 2~4분기 33조~38조원에 달했던 증가세는 올 1분기 수도권을 시작으로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 등의 영향에 20조6,000억원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시 거침없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660조9,000억원으로 한달 새 6조7,000억원이 불어나며 올 들어 월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해 급증한 제2금융권 가계대출을 더하면 전체 가계부채 규모는 훨씬 더 많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 1분기 은행권 대출은 전 분기 대비 5조6,000억원 늘어났지만, 제2금융권 대출은 7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로 안 그래도 낮은 대출금리가 더 낮아지며 대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집단대출(아파트 분양 시 건설사 신용으로 은행에서 중도금을 대출받아 계약자에게 연결해주는 제도), 보험사 등 제2금융권 대출 등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날 공산이 크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하 이전인 올 1분기에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10조원 중 집단대출 증가액(5조2,0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인 52%까지 올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대출 급증 조짐이 보이면 정부가 원리금 상환 시기를 앞당기고, 제2금융권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미시적 대응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2금융권과 아파트 집단대출이 늘어나는 현상을 주시하고 있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책을 강구할 것이며 미시 대책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는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가계부채 증가를 어느 정도 용인할 수도 있는데, 그러다 미국이 올해 중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가계부채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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