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둘레길’이 한양대 캠퍼스에 조성됐다. 점자블록 대신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시각장애인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산책로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우양코퍼레이션은 12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정밀 위치 측정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보행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둘레길을 개통한다고 11일 밝혔다. 한양대 산학협력단 등과 협력해 완성한 스마트 둘레길은 한양대 본관 사자상과 박목월 시비 등 이른바 ‘한양 8경’을 따라 이어진 2.6㎞ 길이의 보행자 전용로다. 해외에서는 일본이 도쿄역 부근에 비슷한 보행로를 만든 사례가 있다.
스마트 둘레길에서 스마트폰의 응용소프트웨어(앱)를 실행하면 가로등과 나무 등에 설치된 350여 개의 센서가 연동한다. 센서에는 외부의 전원공급 없이도 작동하는 에너지 수확 기술이 적용됐다.
시각장애인은 오르막이 많은 한양대 캠퍼스이지만, 계단과 위험 시설이 없는 편안한 보행로를 걸으며, 주변 건물 화장실 등 편의시설 정보를 음성으로 제공받는다. 만나기로 약속한 친구의 도착 같은 정보도 알 수 있다.
정밀 위치 측정 기술은 위성항법장치(GPS)로 파악이 힘든 건물 내부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향후 산책로가 아닌 복잡한 도심에서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이동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스마트 둘레길 개통식에서는 진동센서를 부착해 시각장애인에게 진행방향의 상태를 진동으로 전달하는 ‘스마트 신발도’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김진홍 우양코퍼레이션 대표는 “스마트 둘레길 기술을 확산시키면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낯선 곳에 처음 간 일반인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