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ㆍ차은택 등은 묵묵부답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인사들이 속속 국회에 도착했다. 이 중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제외한 대다수의 증인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청문회장으로 들어섰다.
오전 9시15분께 국회에 모습을 드러낸 조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 “잠시 후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이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해 숨김없이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명시적 지시가 있었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고 “국조 과정에서 말씀드릴 것이 있으면 말씀 드리겠다. (청문회장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했다.
조 수석은 “대통령의 말씀을 전한 것은 인정하나”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다 말씀을 드렸다. 제가 뭔가를 가리거나 할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다”며 “다만 절차가 있지 않느냐. 이 자리는 제가 말씀드릴 자리가 아니고, (청문회장에서)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출석한 소회에 대해서는 “참담하다. 제가 왜 이렇게까지 됐나 하는 생각에 자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최순실씨 국정농단을 비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청문회장에 입장했다. 문화계의 각종 이권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씨는 포승줄에 묶인 채 국회에 도착한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최씨 외에 최씨의 언니 순득씨, 딸 정유라씨, 조카 장시호씨 등 핵심증인들이 대거 불참해 ‘맹탕 청문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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