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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테이너를 바라보는 두 시선

입력
2016.04.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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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서울모던아트쇼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솔비는 즉흥적인 몸짓으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트 퍼포먼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서울미술협회 제공
제7회 서울모던아트쇼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솔비는 즉흥적인 몸짓으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트 퍼포먼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서울미술협회 제공

서울미술협회는 지난 달 30일 가수이자 미술 작가로 활동 중인 솔비를 제7회 서울모던아트쇼의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서울모던아트쇼는 작가들이 중간상을 통하지 않고 구매자들에게 직접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판매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다.

홍보대사를 맡은 솔비는 국내 작가 100여명과 함께 이번 전시의 작가로 참여한다. 솔비는 8일 전시 개막에 앞서 “관객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하는 등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포부를 말했다. 서울미술협회 관계자 또한 “가수로 잘 알려진 솔비를 통해 전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전시회나 경매 등 미술 관련 이벤트에서 아트테이너(아트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로 예술활동을 하는 연예인)가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아이옥션은 지난 달 메이저 경매의 주요 작품으로 시작가 1,300만원에 출품된 하정우의 그림 ‘킵 사일런스’를 내걸었다.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 역시 빅뱅의 지드래곤을 모티프로 삼은 14팀의 작품을 전시해 화제를 모았다.

미술계 관계자들은 연예인 이름만으로도 이벤트 홍보는 톡톡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달 조영남 개인전 ‘나를 돌아봐’를 열었던 갤러리 팔레드서울에서는 “조영남이라는 이름만 보고 갤러리에 방문한 사람이 정말 많았다”며 “3월은 비수기임에도 성수기 수준의 관람객이 들었다”고 전했다. 아예 작가를 브랜딩하겠다고 나선 회사도 있다.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시스템을 차용한 엠에이피크루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솔비의 작가 활동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아트테이너의 활동이 반짝 홍보 그 이상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대중의 관심이 연예인에 대한 호기심에만 그친다는 것이다. 팔레드서울 관계자 역시 “조영남 전시 관련 질문 대부분은 ‘이 조영남이 연예인 조영남 맞냐’ 혹은 ‘진짜 조영남이 그리는 거냐’ 등이었다”고 전해 개별 작품이나 작가의 작업 세계 등과는 거리가 멀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아트테이너의 작품이 공인으로서 억압받은 내면을 표출하는 데만 치중했다는 비판도 있다. 한 전시 기획자는 “결국 연예인 특수성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작품 평가에 ‘연예인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아이옥션 관계자는 “결국 가격은 얼마나 시장성 있는지를 의미하기 때문에 가격 책정 시 연예인 이름값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업 작가들은 아트테이너의 활동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작가는 “그저 그런 작품들이 쉽게 이슈화되고 비싼 값에 거래되면 억울한 마음이 든다”며 “실력 없는 작가들은 취미로만 즐겼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아트테이너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많다. 작품 활동이 길어질수록 실력 없는 연예인은 자연 도태될 것이라는 이유다. 아이옥션 관계자는 “하정우 그림이 1,30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시작한 것은 작가 하정우가 뉴욕 개인전 완판 등 다수의 전시회에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술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아트테이너의 활동이 장려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모던아트쇼의 임승호 총감독은 “솔비 같은 친구들이 나서줘야 관심 없던 사람들도 한번 들여다 보게 될 것이고 결국 미술시장 확대를 향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은별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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