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최종가 수용하기로 결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을 7,228억원에 인수한다. 인수 대금은 금호고속 을 매각하지 않고 외부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23일 재계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이날 금호산업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최종 매각 가격으로 7,228억원을 공식 통보 받은 뒤 바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채권단에 전달했다. 7,228억원은 채권단이 소유한 전체 지분 57.6% 중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 지분(지분율 50%+1주)인 1,753만8,536주에 주가 4만1,213원을 곱한 액수다.
박 회장은 지난달 중순 6,503억원을 희망가로 제시했지만 채권단이 ‘주당 4만원 이상, 총 매각가 7,000억원 이상’을 마지노선으로 정해 차이가 컸다. 이에 박 회장은 지난 9일 7,047억원으로 희망가를 544억원 높였고 채권단은 매각가를 주당 4만179원, 총액 7,228억원으로 낮췄다.
이후 55개 채권기관이 참여하는 채권기관협의회에서 75% 이상의 동의로 정해진 최종가격을 지난 18일 박 회장이 수용하기로 해 양측의 줄다리기가 마무리됐다. 매각가인 7,228억원은 박 회장의 수정 희망가와 181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채권단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최초에 정했던 주당 5만9,000원, 총액 1조213억원에 비해 무려 2,985억원이 낮아졌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지분율 30.08%)이며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ㆍ아시아나에어포트ㆍ아시아나IDT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그룹 지배 구조의 핵심 고리인 금호산업을 다시 품으면 박 회장의 염원인 그룹 재건을 할 수 있다.
남은 문제는 자금 조달이다.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되면 박 회장은 다음달 말까지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고 올해 안에 대금을 완납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고속을 우호세력에 재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금호그룹 측은 “금호고속을 다시 파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호고속은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해 지난 5월말 3년 만에 되찾게 된 그룹의 모태다. 하지만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 순으로 지분이 엮여 있는 상태라 만약 금호고속을 매각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법적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금호그룹은 외부 기업이나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논란이 없도록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를 통해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계획을 이미 세워 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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