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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풍’ 걷히자 거세지는 ‘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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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풍’ 걷히자 거세지는 ‘안풍’

입력
2017.03.3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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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탈락 땐 지지 후보 없다” 39%

중도 보수 스윙보터 선택 새 변수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후보가 30일 오후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19대 대선 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대구·경북·강원 권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며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후보가 30일 오후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19대 대선 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대구·경북·강원 권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며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안풍(安風)’이 예사롭지 않다.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가 10개월 만에 2위를 탈환하며 1등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추격하면서다. 특히 민주당 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사실상 본선행 티켓을 예약한 뒤로 경쟁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표가 대거 안 전 대표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어서 치열한 본선 경쟁까지 전망되고 있다.

안희정 빠지자 안철수 상승

30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전주보다 4.8% 상승하며 17.4%로 껑충 뛰어 올랐다. 반면 안 지사는 5.1%포인트 떨어져 12.5%로 추락하며 2위 자리를 내줬다. 안 전 대표가 대선주자 지지율 2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해 5월 이후 10개월 만으로, 일간 지지율은 19.2%까지 치솟았다. 문 전 대표는 35.2%로 1위를 유지했지만, 전주보다 0.8% 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모두 당내 경선 이벤트에 뒤따르는 컨벤션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지율 상승폭은 안 전 대표가 두드러진다. 통계치를 보면 5060 세대, 중도 보수 성향을 지닌 안 지사 지지층의 이동이 뚜렷하다. 보수성향에서 안 지사는 전주 대비 5.1%포인트(17.6→12.5%) 빠졌고, 안 전 대표는 11.8%포인트(9.2→21%)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60대 이상의 경우에도 안 지사는 8.7%포인트(18.9→10.2%) 떨어진 반면 안 전 대표는 전주보다 8.5%포인트 상승한 24.3%를 기록해 홍준표 경남지사보다 앞서는 모습이었다. 안 전 대표는 바른정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13.1%포인트(6.7→19.8%)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보수 진영의 유력주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중도 보수 성향의 스윙보터(상황과 이슈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유권자층)들이 끊임 없이 ‘문재인 대안론’을 찾으며 전략적 투표를 고민하는 흐름의 연속이라고 진단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쏠렸던 표심이 반 총장 낙마 이후엔 안 지사와 황교안 국무총리 권한대행에게 골고루 갔고, 두 사람 공히 선택지에서 사라지자 안 전 대표가 부상하는 변화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안희정 지지층 안철수로 이동

특이한 점은 안 지사가 경선에서 맥을 못 추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본 지지층이 안철수로 눈을 돌리고 있는 현상이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다자구도에서 안 지사가 탈락할 경우 그의 지지층 중 22.5%만 같은 당 문 전 대표에게 이동하고, 19%는 안철수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후보인 홍준표 지사를 지지하겠다는 응답도 9.2%나 됐다. 특히 지지 후보가 없다(25.4%)거나 무응답(13.8%)으로 돌아선 지지자들도 39.2%에 달한다는 점도 안희정 표심의 유동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민주당이 정권교체 열망을 등에 업고, 50%대 당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지만,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동조현상을 보이지 않는 것만 보더라도,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존재하는 문재인 비토론을 방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보수와 중도의 연대가 성사 돼 3자구도로 바뀔 시엔 안 전 대표로 급격히 쏠리는 현상이 뚜렷해진다. 문재인-안철수-홍준표 대결 시 안 지사 지지층은 문 전 대표(26.6%)보다 안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의사가 31.9%로 높았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강성 보수 후보만 남은 3자 구도라면, 구 여권 후보보다 가장 지지율이 높은 중도 성향의 안 전 대표에게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수·중도 연대 때는 판도 격변

이에 따라 대선 판도 또한 문재인 대 안철수의 양강 구도로 급격히 변화하는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될 지라도 보수 결집은 없을 것”이라며 보수진영을 특별한 변수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향후 보수와 중도의 연대가 성사될 경우에는 ‘문재인 대세론’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구도의 경우 한자리 내 접전을 벌이는 여론조사도 있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문재인 대세론과 문재인의 대안론을 찾겠다는 비문 세력이 뭉쳐질 경우 시소게임으로 본선 구도가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현재와 유사하게 문 전 대표가 안 지사 측과의 감정적 앙금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은 더 진행될 것"이라며 "이미 문 전 대표의 정책은 충분히 우클릭 된 상황이라, 안 지사 측 인재 등용 등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 꼬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상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 추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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