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넥센 히어로즈 구단이 서울시와 고척스카이돔 이전에 공식 합의했다. 그러나 넥센의 연고지 이전 문제는 끝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이다.
넥센은 5일 서울시청에서 이장석 구단 대표이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고척스카이돔 이전과 관련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넥센은 2016시즌부터 2년간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을 사용하고, 시는 넥센의 안정적인 경기 개최를 위해 지원하고 협조한다는 데 합의했다.
넥센은 현행 목동 구장과 같은 ‘일일대관’ 형태로 연간 100여 일을 사용하게 된다. 나머지 일수는 서울시에서 대한야구협회(KBA)가 주최하는 전국 규모의 고교ㆍ대학야구 대회의 준결승, 결승전을 비롯해 국제대회, 공연장으로 활용하게 된다.
그러나 일단락된 것 같은 고척돔 이전과 관련해 넥센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넥센은 고척스카이돔 운영권을 가진 서울시시설공단과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계속 협의를 해나가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넥센이 떠안게 될 부담이다. 넥센은 그동안 목동구장을 일일대관 형식으로 쓰며 야구장 사용료와 사무실 임대료, 입장 수입의 10%, 전기료 등으로 연 40억 원 정도를 서울시에 냈다. 하지만 고척돔으로 이전할 경우 냉ㆍ난방 관리 비용과 전기료 등으로 년사용료만 80억 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기업 없이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넥센에는 구단 존립과 직결 될 만큼 부담이 크다는 게 야구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당초 넥센은 구장 내 광고권을 포함한 운영권을 원했지만 서울시는 2016년부터 2년간 광고권을 넥센에 주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중이다. 넥센 관계자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서울시가 약속했던 2년 광고권도 풀 광고권이 아니라 서울시가 일부분을 가져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장 내년부터 고척돔 이전을 할 수밖에 없는 넥센으로서는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 구단 관계자는 “사실상 우리가 원했던 것들은 다 불가능해졌다. 운영권을 원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고, 2년 후에 다시 위탁사업자를 선정할 때 우리를 우선협상자로 둔다고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장석 넥센 대표는 “이번 양해각서를 통해 내년 시즌 경기를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하는 것은 결정됐다. 이제부터는 서울시와 세부적인 협의를 계속해야 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상호 신뢰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와 넥센이 상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리 구단의 첫 번째 목표인 만큼 서울시도 이런 점을 잘 살펴주었으면 하고, 신뢰가 계속 유지될 수 있는 협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