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28%가 온라인 쇼핑
“매장 가서 사겠다” 13% 불과
할인마트도 온라인 병행 전략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가 예전 같지 않네요.”
미 앨라배마주에 사는 데이비드 맥컴은 올해는 추수감사절(23일)에서 블랙프라이데이(24일)로 이어지는 황금쇼핑 시즌에 별 감흥이 없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맥컴은 블랙프라이데이 직전 가전제품 양판점 베스트바이의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가족, 친구들과 매장 문이 열리는 시간을 학수고대 했지만, 올해는 이 ‘전통’을 지키지 않는다. 그가 찾던 베스트바이 매장이 폐쇄됐기 때문. 그 역시 이제 오프라인 쇼핑보다 온라인 쇼핑을 더 많이 한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을 뜻하며 전통적으로 연중 최대 세일이 진행되는 날이다.
밤샘 줄서기, 문이 열리자마자 카운터를 무너뜨릴 듯 매장으로 쇄도하는 쇼핑객, 카트가 넘쳐날 듯 쏟아 담는 할인상품 등으로 상징되는 블랙프라이데이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 상시화된 할인 기간, 대형 오프라인 매장 등의 잇따른 폐쇄로 전통적인 블랙프라이데이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최근 대형 컨설팅업체 PwC 조사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에 온라인 쇼핑을 하겠다는 미국인은 28%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겠다는 미국인(13%)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베스트바이, 메이시 백화점, 할인마트 타깃 등 전통적 오프라인 업체들은 블랙프라이데이 전날부터 대형 세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사라졌다. 이들 대부분 온라인 병행전략을 편다. 콜스(할인마트)는 20일부터 웹사이트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시작했고, 올드 네이비(의류 할인매장)도 22일부터 온라인에서 50% 세일에 들어갔다.
온라인 대세는 굳어지는 형국이다. 올해 추수감사절 당일 온라인 매출은 10억5,2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7.2% 증가했고, 블랙프라이데이 주간 온라인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특정 기간 대규모 할인 판매로 대박을 노리는 전통적 프라이데이 특색은 사라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유통분야 연구책임자 마크 코언은 “대형 유통업체들은 조급할 수밖에 없다. 다급한 업체들은 몇 주 전부터 할인을 시작하고 반대로 고객들은 느긋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런 변화는 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 된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언제 지갑을 크게 열지 예측하기 어려워졌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업체들이 언제 가장 큰 할인행사를 할지 파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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