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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세피난처 통한 역외 탈세 끝까지 추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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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세피난처 통한 역외 탈세 끝까지 추적하라

입력
2016.04.0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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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 씨가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3개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4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파나마 최대 법률회사(로펌)인 모색 폰세카의 내부 유출 자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노씨는 2012년 5월 3개 회사를 설립해 주주 겸 이사로 취임했고, 이들 회사는 1달러짜리 주식 1주만을 발행한 전형적 페이퍼컴퍼니였다.

뉴스타파는 이번 자료에서 주소를 한국으로 기재한 한국인은 모두 195명이고, 후속 취재를 통해 관련 보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폰세카 원본 자료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ㆍ현직 각국 정상과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 등 유명인사도 다수 포함돼 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이번 자료는 노씨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사실만 밝혔을 뿐, 탈세수법이나 계좌정보, 다른 한국인 명단 등은 포함되지 않아 일부 의문이 남기도 한다. 2013년 발표에서는 이수영 OCI 회장 부부 등 5명의 명단을 공개한 뒤 나머지 240명을 추가 공개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중 일부인 48명에 대해서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두었다는 사실만으로 역외 탈세의 직접적 증거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설립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조세피난처에서는 법인을 손쉽게 등록할 수 있고, 경영정보나 금융거래 내역의 비밀유지가 철저하기 때문에 탈세와 돈세탁의 온상으로 지목된다. 그래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조세피난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협의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 국세청도 즉각 “국제 공조를 통해 한국인 명단을 확보한 뒤 탈세 혐의와 관련 세원이 포착되는 경우 즉각 세무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덩치가 커지고 해외거래가 늘어난 결과 역외탈세는 규모가 날로 커지고 수법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역외 탈세자에 대한 집중 조사를 펼쳐 223명을 적발하고 세금 및 가산세 등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조2,861억원을 추징했다. 2012년(8,258억원)과 비교해 3년 만에 추징액이 50%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실제로 역외 탈세는 훨씬 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역외탈세는 곧바로 국부유출로 이어진다. 따라서 당국은 이번 자료 공개를 계기로 역외탈세를 끝까지 추적한다는 의지를 다잡아 조세정의에 어긋나는 탈ㆍ불법 행위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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