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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리 감금 사태’ 엄중처벌 앞서 성주군민 심정부터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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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리 감금 사태’ 엄중처벌 앞서 성주군민 심정부터 살펴야

입력
2016.07.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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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청에서 사드 배치 관련 설명을 하던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달걀이 날아들자 경호요원들이 우산으로 막고 있다. 매일신문 제공
경북 성주군청에서 사드 배치 관련 설명을 하던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달걀이 날아들자 경호요원들이 우산으로 막고 있다. 매일신문 제공

경찰이 지난 15일 경북 성주군에서 발생한 ‘황교안 총리 감금’사태에 대해 엄중 처벌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당시 채증자료 등을 분석, 계란과 물병을 던지거나 트랙터 등으로 총리 일행이 탄 차량을 막은 주민들을 가려내 사법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이 이번 사태 책임을 주민에게만 떠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총리가 나선 사드 설명회가 불미스럽게 중단된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일부 주민들이 폭력을 행사한 것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주민들이 받은 배신감과 상처가 얼마나 컸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이날 사태는 정부가 성주 지역의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준비 없이 무작정 현지 방문을 결정해 초래된 측면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몽골을 방문 중인 가운데 총리가 6시간 넘게 버스에 갇혀 자칫 국정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정작 책임을 물으려면 이런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총리실과 경찰에 먼저 지워야 한다. 경찰은 황 총리 발이 묶인 뒤에야 10개 중대 경찰병력을 추가 투입할 만큼 사전 정보가 부족했다. 총리실 역시 대통령에 준하는 초동 대응 없이 허둥대기는 마찬가지였다. 경찰과 총리실은 뒤늦게 “정보와 상황, 행사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험성이 높은 경우 요인 경호를 강화할 것”이라는 대책을 내놨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성주군 주민의 거센 반발은 최소한의 공론화와 소통과정도 외면한 정부의 잘못이 원인이다. 정부는 지난 2월 미국과 사드 배치 협의에 공식 착수한 뒤 이달 8일 사드 배치 결정 발표 때까지 단 한 차례도 국민들에게 협의과정을 설명한 적이 없었다. 배치 지역인 성주 주민들에 대한 설득 노력도 전무했다. 성주를 찾은 황 총리도 주민들과 소통하려는 시도는커녕 “어쩔 수 없으니 이해해 달라”는 식의 발언만 반복했다.

정부는 전자파 유해성 논란이 커지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기지를 언론에 공개한 데 이어 태평양 괌 미군기지에 있는 사드 포대 취재와 성주군민 방문 추진 등 여론 무마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자파 논란만 해소하면 반대 여론을 불식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성주 군민의 반발이 전자파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이뤄진 사실에 분노하는 것이다. 지금은 성주 군민의 심정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불안을 풀어주는 게 급선무다. 엄중처벌 등 주민들에 대한 엄포는 사태만 악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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