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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車 레이스… 속도내는 현대차, 추격하는 글로벌 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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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車 레이스… 속도내는 현대차, 추격하는 글로벌 군단

입력
2015.01.1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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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5000건 넘는 관련 특허 "무료로 써라" 파격 선언

현대차, 투싼iX 플랫폼 10대 엔진상, 내구성·연비 관련 기술 선두주자

폭스바겐이 지난해 11월 LA모터쇼에서 공개한 '골프스포츠왜건 하이모션' 콘셉트카
폭스바겐이 지난해 11월 LA모터쇼에서 공개한 '골프스포츠왜건 하이모션' 콘셉트카
토요타가 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선 보인 세단형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토요타가 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선 보인 세단형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세계 자동차 업계는 새해 초부터 일본 토요타 자동차의 ‘파격 행보’에 깜짝 놀랐다. 토요타는 5일 자사의 수소연료전지자동차 관련 특허 5,680건 전체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 관련 특허 10개 중 7개를 보유하면서도 일부만 공개하던 토요타가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해서는 특허 빗장을 과감히 풀겠다고 나선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상용화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시장 확대를 위해 결단을 한 것”이라며 “현대차가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는 등 앞서 나가는 것에 자극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11월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를 공개하고 일반 판매에 들어갔으며, 2017년 말까지 3,000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혼다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수소연료전지차 'FCV' 콘셉트카
혼다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수소연료전지차 'FCV' 콘셉트카

토요타의 결단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 ‘수소 전쟁’의 서막으로 평가 받는다. 배출되는 것은 물 뿐 매연 같은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물질이 전혀 없어 수소연료전지차는 궁극의 친환경차다. 그런 이유에서 그 동안 수소차 대중화의 장애물로 꼽혀 온 수소생성기술, 충전인프라에 대해 자동차 업체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까지 나서서 투자와 연구개발(R&D)을 독려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현대ㆍ기아차 환경기술연구소에서 만난 김세훈 책임연구원은 “유럽연합(EU)이나 일본 등은 국가 에너지 정책차원에서 언젠가는 고갈될 원유나 가스 대신 무한정 얻을 수 있는 수소를 미래 에너지원으로 삼고 있다”며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은 이런 장기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며, 게다가 충전에 20분 이상 걸리는 전기차와 비교해 3분이면 충전이 가능할 만큼 실용성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김세훈 현대차 책임연구원이 지난해 수소연료전지차 플랫폼으로는 처음 미국 워즈오토가 뽑은 '10대 엔진상'을 받은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의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김세훈 현대차 책임연구원이 지난해 수소연료전지차 플랫폼으로는 처음 미국 워즈오토가 뽑은 '10대 엔진상'을 받은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의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다. 지난해 말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플랫폼이 미국 워즈오토에서 뽑은 ‘세계 10대 엔진상’에 수소연료전지차로는 처음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차 개발에 착수해 2000년 11월 첫 차량을 만든 후 지금까지 14년 동안 430만㎞를 시험 주행하며 내구성 및 연비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보통 5,000시간 이상씩 연료전지 시스템의 내구 성능을 시험한다”며 “영하 40도에서 영상 70도의 환경 조건을 만들어 유럽의 매서운 추위와 북미의 무더위를 가상한 시험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투싼iX는 144리터(ℓ)의 연료통을 채우면 594㎞를 주행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부품을 줄이고, 시스템 효율성이 계속 개선되고 있어 5년 안에 서울~부산 왕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토요타가 속도를 내자 일본, 유럽, 미국의 나머지 회사들도 연료전지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일본 혼다는 현재 열리고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5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차 ‘FCV’의 콘셉트 카를 공개했다. 혼다는 2008년 출시한 수소연료전지차 ‘FCX 클라티리’를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클라리티보다 내부 공간을 넓힌 FCV를 내년 3월 일본에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독일 폭스바겐도 지난해 11월 미 로스앤젤레스(LA) 모터쇼에서 수소연료전지차의 콘셉트카 ‘골프 스포츠왜건 하이모션’을 공개했다. 이 차량은 연료전지 더미와 탄소섬유 수소 탱크가 플러그인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기모터에 연결된 파워트레인을 가져 최고출력은 134마력을 낸다. 1회 수소 완충 시 최대 499km를 달릴 수 있으며 연료 탱크를 재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분 이내다. 폭스바겐은 또 세단 파사트의 수소연료전지차 버전인 파사트 하이모션도 미 캘리포니아에서 시험 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차 개발을 위해 경쟁 업체들과 과감한 짝짓기도 이어지고 있다. 2012년 토요타는 BMW에 동력 및 저장장치 기술 등을 제공하는 대신 BMW로부터 경량화 기술을 제공받기로 손 잡았다. 포드와 다임러는 2008년 공동출자회사를 세워 수소연료전지차의 공동 개발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르노, 닛산까지 참여했다. 그 동안 독자 노선을 고집했던 제너럴모터스(GM)와 혼다도 2013년 특허를 상호 공유하는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1억~1억5,000만원 수준의 높은 가격이다. 대부분 업체들은 5,000만~8,000만원대 수소연료전지차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기술 제휴 강화, 부품 통합ㆍ축소, 원가 절감 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김 연구원은 “원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소연료전지차 비용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연료전지, 수소 탱크, 주변 장치 등 고비용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특히 값이 비싼 백금 촉매제나 탄소섬유 등 사용량을 절감하는 기술 개발이 한창”이라고 전했다.

용인=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디트로이트=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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