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로 저체온증ㆍ동상 등 한랭질환 빈발…최근 5명 사망
이번 겨울 들어 기온이 가장 낮게 떨어지면서 저체온증으로 5명 사망하는 등 한랭질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7~13일 전국 524개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기상청은 당분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9도인 예년 평균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예보해 강추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체온증은 대표적인 한랭질환으로,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져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다. 온몸의 심하게 떨리고, 32도 밑으로 체온이 떨어지면 기억력ㆍ판단력이 떨어져 의식을 잃게 될 수 있다. 30도 이하로 내려가면 심장이 굳어 목숨을 잃게 된다.
최성혁 고대 구로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저체온증이 의심되면 곧바로 젖은 옷을 벗고 체온 손실을 막아야 한다”며 “마른 담요나 침낭, 핫팩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병원으로 옮겨 정상 체온이 될 때까지 관찰해야 한다”고 했다.
동상도 한랭질환에 포함된다. 동상은 ‘동창’과 ‘동상’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동창은 추운 날씨에 노출된 얼굴, 손, 발 등이 붉게 변하고 붓는 질병이다. 혈관 속에 염증은 생겼지만 얼음이 형성되지는 않은 상태로 동상보다 가벼운 상태다. 심하면 물집이나 궤양이 생기지만, 병원을 찾아 혈관확장제 등 약물치료와 동창에 걸린 부위를 따뜻하게 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동상은 피부의 온도가 10도 이하 심한 저온까지 내려가 혈류 흐름이 거의 없다가 불가학적인 조직 손상이 일어나는 상태다. 일반적으로 피부 온도가 10도가 되면 정상적인 혈류의 흐름이 거의 없어지며, 피부 온도가 0도가 되면 혈관 속에 얼음이 만들어져 혈관이 손상된다. 동상도 동창과 비슷하게 귀, 코, 뺨, 손, 발 등 추위에 쉽게 노출되는 부위에서 잘 발생한다.
최 센터장은 “추위에 의한 손상 정도는 온도 외에도 노출시간, 바람 강도(체감 온도)와 관계가 깊다”며 “바람이 심하게 불고 찬 곳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 온도가 떨어져 동상에 걸리기 쉽다”고 했다. 그는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고지혈증 환자라면 이미 혈관이 좁아져 있기에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부동자세, 꽉 끼는 옷, 만성 피로, 영양 부족, 흡연, 음주 등이 한랭질환의 유발인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동상에 걸리면 모세혈관이 수축해 피가 통하지 않기에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하고 붓는다. 심하면 언 부위의 피부가 창백해지고 감각이 없어지기도 한다. 추위에 노출됐을 때는 증상이 없지만 따뜻하게 해주면 언 부위가 녹으면서 통증 및 붉은 반점, 종창 등이 나타나고 치료를 하지 않은 채 계속 추위에 노출되면 근육, 혈관, 신경까지 동상이 침투하기도 한다.
따라서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면, 젖어있거나 꽉 죄는 옷을 벗고 상처부위를 높게 해 부종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고 깨끗한 마른 거즈로 하나씩 감싼 후 되도록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동상 부위의 온도를 높여주는 것은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지만, 현장에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힘들기에 갑자기 불을 쬐고 따뜻한 물에 담그거나 동상 부위를 비벼서 녹이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몸을 녹이기보다 마른 수건으로 동상부위를 감싸 외부충격을 받지 않도록 한 후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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