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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세상읽기]김영란법 시행, 걱정보다 희망이 더 컸다

입력
2016.10.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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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이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되었다. 김영란법의 정확한 명칭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2012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추진했던 법안에 기초하여 마련되었다. 2012년에 제안된 이후 우여곡절 끝에 2015년 3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3월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2016년 5월 9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의해 시행령 제정안이 발표되었다. 이후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의해 제기된 네 건의 헌법소원이 7월 28일 현재에 의해 합헌으로 결정되면서 전 사회적으로 본격적인 법 시행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법 시행을 앞두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적폐(積弊)를 해소해 투명하고 공정한 규칙이 정립될 것이라는 희망도 있었으나, 법 적용 범위와 내용의 모호함으로 인한 혼란과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있었다. 김영란법 시행이 사실상 확정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이후, 우리 사회에서 김영란법에 대한 인식은 어떤 변화와 양상을 보여왔는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포털사이트의 지식검색서비스에 나타난 여론을 중심으로 분석해보았다.

법 시행 후 긍정적 의견이 증가

먼저 ‘김영란법’을 키워드로 하여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트위터상에서 이루어진 언급의 추이를 살펴보았다. 분석 기간은 올해 7월 28일 헌재의 합헌 결정 이후부터 법 시행 이후인 10월 1일까지 대상으로 하였다. ‘김영란법’에 대한 언급량의 추이와 함께 내용에 대한 감성 분석을 통해 긍정적 의견과 부정적 의견의 비중 변화도 아울러 검토했다.

언급 건수는 합헌 결정 이후 1만건 이상의 수치를 나타내다가 점차 감소한 이후 시행령상 음식물 및 선물가액, 그리고 경조사비의 한도액이 각각 3ㆍ5ㆍ10만원의 원안대로 확정된 8월 29일 잠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줬다. 이후 법 시행 시점인 9월 28일을 기점으로 다시 급증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법 시행 이후 긍정적 언급의 비율이 부정적 의견 비율보다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도표에서 0.5를 기준으로 한 기준선의 의미는 김영란법에 대한 트위터상 긍정 의견 비율과 부정 의견 비율이 같다는 것이다. 합헌 결정 이후 부정 의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부분적으로 긍정 비율이 높게 나타난 날도 있었지만 이는 관련 언급이 비교적 많이 나타나지 않았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행 이후에는 언급 건수 증가와 함께 긍정적 의견 비중도 많이 증가해 김영란법 시행에 대해 우려보다는 희망과 기대가 더 크게 자리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법 관련 학교 관련 문의 비중 높아

‘김영란법’을 키워드로 해 트위터와 지식검색에 나타난 연관어들을 분석하였다. 트위터에 나타난 연관어를 통해서는 김영란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의견을 살펴볼 수 있고, 지식검색 서비스에 나타난 내용은 이용자들 간의 질문과 응답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법 시행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먼저 트위터상에 나타난 내용을 보면, 김영란법 적용과 관련하여 주체이자 대상인 ‘국회의원’ ‘기자’ ‘공무원’들이 언급되었고, ‘돈’ ‘선물’ ‘뇌물’ ‘금품’ 등도 함께 나타나고 있었다. 특징적인 점은 ‘식사’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는 점이다. ‘3만원’ ‘식당’ ‘한끼’ ‘사먹기’ 등도 함께 나타나고 있어 생활 속에서 법 시행 후 가장 민감하게 나타날 변화는 ‘식사’와 관련된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지식검색 서비스를 통해 나타난 연관어들이다. 지식검색 서비스의 연관어는 법 시행 이후인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나흘간을 대상으로 추출하였다. 기본적으로 법 적용에 대한 내용과 SNS 연관어에서 나타난 내용도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특징적인 것은 학교와 관련한 연관어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선생님’ ‘학교’ ‘학생’ ‘교사’ ‘교수’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김영란법의 시행과 함께 일반 국민이 생활 속에서 가장 직접 느끼고 있는 혼란의 영역이 어느 곳인지가 드러난 결과다.

당분간 다소간의 혼란은 피할 수 없을지라도, 김영란법의 시행이 우리 사회를 보다 투명하고 깨끗하게 만들 것이다. 그간의 관행이 바뀌어야 하기에 진통도 따르겠지만, 법 시행과 함께 타인에 대한 대접의 의미와 방식이 재정립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보편적 규범과 문화의 정착이 가능해질 것이다. 우선 가장 이해관계자가 많은 ‘학교’에서부터 인식의 변화가 시작되었으면 한다. ‘선생님’과 ‘학생’ 그리고 ‘학부형’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교육받은 학생들이 투명하고 공정한 미래 한국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배영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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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출처: 트위터와 지식검색 데이터는 조사전문업체인 닐슨코리안클릭(koreanclick.com)의 버즈워드(Buzzword)데이터를 이용. 트위터 데이터는 2016년 7월 28일~10월 1일까지를 대상으로 2,222만개 이상의 계정에서 추출, 지식검색 데이터는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의 지식검색서비스를 대상으로 2016년 9월28일부터 10월 1일까지 전수데이터를 대상으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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