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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ㅅ’ 발음

입력
2018.01.21 16:1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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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 발음을 할 때 발음이 잘 새는 이유는 마찰음이기 때문이다. 마찰음은 입 안의 조음 기관이 좁혀진 사이로 공기가 비집고 나오면서 마찰해 나는 소리이다. 마찰을 시킨다는 것은 두 물체를 서로 닿게 해 비비는 것인데, 사람들 사이에도 마찰이 일어나면 힘든 것처럼 발음을 할 때도 마찰을 시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ㅅ’은 조음점(調音點) 즉 혀가 어느 위치에 닿느냐에 따라 치음(齒音)으로 분류되는데, 치음은 혀끝과 윗잇몸이 닿아서 나는 소리이다. 치음인 ‘ㅅ’을 마찰음으로 발음하기 위해서는 먼저 혀끝과 윗잇몸 사이를 좁힌 다음 그 좁혀진 틈 사이로 숨을 내쉬어 마찰 소음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 안에서 좁혀진 것을 개방해 모음과 함께 발음한다.

그런데 ‘ㅅ’ 발음이 어려운 이유는 ‘ㅣ’ 모음 앞에서는 ‘ㅅ’을 치음으로 발음하지 않고 구개음으로 발음하기 때문이다. 구개음(口蓋音)은 혓바닥과 입천장 사이에서 나는 소리이다. 따라서 ‘ㅣ’ 모음 앞에서 ‘ㅅ’을 발음하기 위해서는 혀끝을 윗잇몸에 대지 않고 대신 혓바닥을 입천장에 접근시켜 마찰음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는 ‘굳이’를 ‘구지’로 발음하는 ‘구개음화(口蓋音化)’의 일종으로, 뒤 소리인 ‘ㅣ’의 조음 동작이 앞 소리인 ‘ㅅ’의 조음 동작에 영향을 미쳐 ‘ㅅ’을 구개음으로 발음하는 것이다.

‘사람’의 ‘ㅅ’은 ‘ㅏ’ 모음과 결합했기 때문에 혀끝을 윗잇몸에 대고 마찰시켜 치음으로 발음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혓바닥을 입천장에 접근시켜 구개음으로 발음하게 되면 ‘시아람’ 즉 ‘샤람’으로 잘못 발음하게 된다. ‘ㅅ’이 어떤 모음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정확한 혀의 조음점을 찾아 발음해야 할 것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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