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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 자진 사퇴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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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 자진 사퇴 통보

입력
2015.10.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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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선 기금본부장 연임 놓고 갈등

최광 이사장, 연임 불가 고수하자

"사퇴 안하면 다른 수단으로도"

사실상 대통령에 해임 건의 시사"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에게 기금운용 보고를 위해 정책위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에게 기금운용 보고를 위해 정책위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보건복지부는 15일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에게 자진 사퇴를 최종 통보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다른 수단으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최 이사장은 조만간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답했다.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상임이사)의 연임을 둘러싼 양측의 파워 게임이 새로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복지부 관계자들은 이날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본부에서 최 이사장과 면담하고 자진사퇴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전날 최 이사장에게 홍 본부장의 연임 불가결정에 대해 재검토하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이날 이동욱 인구정책실장과 김현준 연금정책국장을 보내 오후2시부터 약 40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복지부는 이 자리에서 ‘비연임 결정은 절차에 있어 미흡하고 부적절한 조치다’, ‘결과적으로 기금운용과 공단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어떤 입장을 전달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라고 전제한 뒤 ”책임지고 사퇴한다면 추가조치가 필요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산하기관 감독)관리 차원에서 추가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 이사장의 행동을 정부의 인사권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 ‘추가조치’로는 기관경고, 기관장 경고뿐 아니라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이사장 해임을 건의하는 방안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날 면담에서도 최 이사장은 홍 본부장에 대한 ‘비연임 결정’을 철회하지 않고 “시간을 달라. 조만간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 이사장은 “원리원칙에 따라 내린 의사결정”이라며 비연임 결정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최 이사장의 비연임 결정에 대해 ‘월권’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법적 논란은 분분한 상황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르면 준정부기관의 상임이사는 준정부기관의 장이 임명하고, 임명권자는 상임이사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이 홍 본부장의 비연임 결정을 한 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국민연금법 상 상임이사의 임면권이 복지부 장관에게 있고, 복지부장관의 승인을 통해 기금이사를 선임할 수 있기 때문에 모호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운법에는 ‘다른 법률에 공운법과 다른 규정이 있을 경우 공운법에서 다른 법률을 따르도록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운법을 우선해 적용하도록 한다’고 나와 있다. 이찬진 변호사는 "복지부와 최 이사장이 법 해석을 두고 충돌하고 있는데, 본부장 연임 조항은 공운법에 명시돼 있어 최 이사장의 결정에 형식적인 합법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법 상의 문제를 떠나 그 동안 협의를 통해 정해온 관례를 깨고 최 이사장이 비연임 결정을 통보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다시 유감을 표했다.

최 이사장과 복지부, 홍본부장은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놓고도 대립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홍 본부장은 공사화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인 반면, 최 이사장을 비롯한 공단 내부 분위기는 반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사화 추진에 걸림돌이 되는 최 이사장을 찍어내기 위해 정부가 복지부를 앞세워 ‘흠’을 잡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 인사는 “홍 본부장은 2년 전 임명 당시부터 본부장이 되기엔 실력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있었다”며 “이번 사태의 핵심은 홍 본부장 연임이 아니라 정부가 최 이사장을 물러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하나은행 부행장 등을 지낸 홍 본부장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대구고 동기이기도 하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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