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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사이트] 동해안 아파트 광풍… "1억 웃돈 주고도 못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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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사이트] 동해안 아파트 광풍… "1억 웃돈 주고도 못 사"

입력
2017.06.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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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하우스’ 열풍 속초로 옮겨와

바다조망 단지마다 고가 프리미엄

교통망 개선 호재 춘천도 고공행진

일각에선 “합리적 규제 필요한 시점”

동해안 해변 인근에 건설 중인 강원 속초시의 한 아파트. 속초지역에서는 바다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동해안 해변 인근에 건설 중인 강원 속초시의 한 아파트. 속초지역에서는 바다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강원지역에 아파트 투자열풍이 거세다. 동서고속철도 건설계획 확정과 동홍천~양양 고속도로 개통 등 개발호재로 수도권과의 물리적ㆍ심리적 거리가 좁혀진 속초와 춘천에 투자 입질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들 지역 아파트 가격은 봄 이사철이 지났음에도 오름세는 멈출지를 모른다. 그러나 외지투자로 인해 불과 며칠 새 수천만 원씩 오르는 아파트 값으로 인해 지역 내 주택 실수요층의 내집 마련의 꿈은 멀어져만 간다.

강원도내에서 투자 열풍이 가장 뜨거운 곳은 속초다. 내년 입주 예정으로 바다 조망권을 갖춘 속초의 한 아파트 고층 프리미엄이 1억 원에 달하는 것은 전국적으로도 잘 알려진 얘기. “제주나 부산 등으로 몰리던 은퇴자들의 ‘세컨드 하우스’ 수요 등이 속초로 옮겨와 바다가 보이는 ‘목 좋은 곳’은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을 주고도 살 수 없을 지경”이라는 게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속초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6.38%로 강원지역 평균 3.79%를 크게 웃돌았다. KB국민은행 조사 결과 올해 5월말 현재 속초의 ㎡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160만원으로 올 들어 인근 강릉(151만원)의 시세를 넘어섰다.

아파트 값 상승세는 기존 아파트로 옮겨 붙었다. 조양동 등 속초시 남부권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 혁신ㆍ기업도시 유치가 잇따라 확정돼 주택 값이 들썩였던 10여 년 전 원주와 2010년 경춘선 전철이 뚫렸을 때 춘천에서 불었던 투자열풍이 재연된 듯 하다. 경기도에 사는 박모(67)씨는 “속초 등 동해안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 하는데 아직 3억 원 수준으로 수도권에 비해서는 여전히 저평가 됐다”고 속초를 지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춘천에서도 올해 초 퇴계동에 분양한 고층아파트 청약경쟁률이 평균 20대 1에 육박하며 ‘떴다방’이 다시 등장했다. 당시 이례적으로 당첨 즉시 분양권에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퇴계동과 석사동 등 이른바 학군이 좋다는 곳의 아파트 가격도 꾸준한 오름세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이 절실한 실수요층 입장에선 이런 현상이 반갑지만은 않다. 소득은 그대로 인데, 외부요인으로 인해 가격이 치솟기 때문.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로 눈 높이를 낮추면 되지 않느냐는 조언도 나오지만, 신규분양과 함께 동반상승 한 기존 아파트 가격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공급과잉으로 즉시 매매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한번 치솟은 가격은 결코 하락하지 않는다.

춘천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지역 내 주택 실수요층의 주거안정권 보장을 위한 합리적인 규제장치가 없는 가운데 외지투자자 유입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청약 전 지역 내 실제 거주기간 연장 등 아파트 인허가 시 지자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ㆍ사진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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