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비상탈출 신호 발생 안 했다”
한미훈련과 무관… 민간 피해 없어
공군의 F-15K 전투기 1대가 5일 경북 칠곡군에서 추락했다. 조종사 2명 중 1명의 시신은 수습됐으며 나머지 1명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은 생사의 기로에서도 비상탈출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0분쯤 공군 대구기지에서 이륙해 비행 중이던 F-15K 전투기 1대가 비행 임무를 마치고 기지로 귀환하던 중 오후 2시 38분쯤 경북 칠곡군 가산면의 가산골프장 주변 야산에 추락했다. 가산골프장 관계자는 “골프장 4번홀 인근 작은 산 넘어 산에 전투기가 떨어졌다”며 “골프를 하던 고객이 추락 소리를 듣고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 비행은 통상 진행되는 비행 훈련이었으며 최근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 추락으로 인한 민간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락한 전투기에는 공군 11전투비행단 소속 최모(29) 대위와 박모(27) 중위가 탑승하고 있었다. 최 대위의 시신은 전투기 전방석에서 수습됐으며, 공군은 6일 박 중위 시신 수색에 나설 계획이다.
조종사들은 추락 당시 비상탈출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추락 전투기로부터 비상탈출 할 때 자동으로 나오는 신호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투기 추락 중 ‘민가 회피 기동’을 실시하다 비상탈출 시기를 놓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군은 공군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한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했다. 하지만 짙은 안개로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F-15K는 우리 공군 주력 전투기로 2005년 전력화 이후 60여대가 운용되고 있다. F-15K의 최대 속력은 마하 2.35이고 최고 상승 고도는 약 18㎞, 최대 이륙 중량은 36.7톤에 달한다. F-35A 등 차세대 전투기가 도입되기 전만 해도 ‘동북아시아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되기도 했다.
F-15K 추락사고는 지난 2006년 6월 동해상 추락(조종사 2명 사망) 이후 12년 만이다.
가장 최근의 전투기 추락사고는 2016년 3월로 F-16D 전투기 1대가 훈련도중 엔진이 꺼지면서 경북 청송군 부남면 화정리 야산에 추락한 바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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