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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엘리트 마크롱…나폴레옹 이후 최연소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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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엘리트 마크롱…나폴레옹 이후 최연소 지도자

입력
2017.05.0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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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대통령 꿈 향해 스타트

정치 입문 5년만에 꿈 이뤄내

에마뉘엘 마크롱이 13일 파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관련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이 13일 파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관련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정치 아웃사이더’로 대선 무대에 올라 프랑스는 물론 전 유럽을 강타한 포퓰리즘과 극우주의에 맞서 싸워 마침내 엘리제궁에 입성하게 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은 ‘젊음’의 수식어가 가장 어울리는 지도자이다. 만 39세로 국가 중위 연령(41세)에도 미치지 않는 젊은 당선인 마크롱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1804년 35세의 나이로 황제직에 올랐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이후 최연소 프랑스 지도자이다”고 전했다.

마크롱 당선인은 1977년 12월 프랑스 북부 아미앵에서 태어났다. 부모가 모두 의사인 유복한 가정 환경에서 자랐으며 어릴 적 꿈은 소설가였다. 학창 시절 친구들은 그래서 그를 ‘남들이 TV를 볼 때 책을 읽던 아이’로 기억하고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은 20대 시절부터 품어 왔다. 마크롱의 정치적 멘토이자 최측근인 비즈니스 컨설턴트 알랭 밍크는 “15년 전 그에게 20년 뒤 뭘 하고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그의 대답은 대통령이었다”고 전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야망 때문인지, 마크롱은 정치 엘리트들이 거치는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 왔다. 파리 10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그는 프랑스 정치ㆍ외교 분야 엘리트들을 배출해 온 파리정치대(시앙스포)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장관과 대통령을 대거 배출한 명문 국립행정학교(ENA)를 수학했다. 철학 전공 당시 현대 철학의 거장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철학자 폴 리쾨르의 저서 집필을 도운 전력도 잘 알려져 있다.

고교시절 교사였던 25세 연상의 부인 브리짓 트로뉴(64)와 12년간의 연애 끝에 마침내 결혼한 시기도 이 무렵(2007년)이다. 학위 과정을 마치고 학교를 떠난 후 마크롱은 주변의 예상을 깨고 금융가로 변신했다. 2008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들어가 4년 가까이 일했는데, 110억달러에 달하는 네슬레의 화이자 유아식 부문 인수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돈 걱정 없이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바탕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의 또 다른 측근인 경제학자 마크 페라치는 “돈은 그의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은행에 들어간 건 돈이 자유를 허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철학도에서 정치학도로, 그리고 금융가로 옮아간 그의 궤도는 명확히 정치를 겨냥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마크롱은 인수합병 전문가로 2012년 기준 연봉이 290만유로(약 36억원)에 달해 마린 르펜 등 경쟁자들로부터 ‘금융업계의 사기꾼’이란 지탄을 받기도 했다.

정계 입문은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 보좌관으로 발탁되면서였다. 불과 2년 후인 2014년 8월 그는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36세의 나이로 경제장관에 임명됐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큰 그림은 장관직을 수행하며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 평론가 마크 에드워드는 “2015년 가을부터 사실상 모든 준비는 다 돼 있었다. 파리 테러(2015년 11월) 브뤼셀 테러(2016년 3월) 등 잇단 공격 때문에 (신당) 창당을 미뤘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은 지난해 4월 6일 프랑스 북부 아미앵에서 좌ㆍ우파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며 중도 성향의 신생 정당 ‘앙마르슈!’를 창당했다. 당시 창당 행사장에 참석한 200여명 가운데 누구도 1년 뒤 엘리제궁의 주인이 연단에 올랐다는 사실을 가늠조차 못했을 것이다. TV카메라, 신문기자들도 외면했던 창당 행사 4개월 후 마크롱은 8월 장관직에서 물러났고 11월 곧바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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