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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해임 건의안' 카드 꺼낸 野… 정치적 부담에 속타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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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해임 건의안' 카드 꺼낸 野… 정치적 부담에 속타는 與

입력
2015.04.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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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구속력 없지만 압박용 충분

시기 저울질 등 본회의 전략 부심

새누리 표결 불참땐 여론 역풍

가결땐 박 대통령도 거부 힘들어

문재인(왼쪽 두 번째) 새정치연합 대표가 16일 국회 교육ㆍ사회ㆍ문화분야 대정부 질문 도중 동료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문재인(왼쪽 두 번째) 새정치연합 대표가 16일 국회 교육ㆍ사회ㆍ문화분야 대정부 질문 도중 동료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새정치민주연합이 거듭되는 사퇴 요구에도 물러날 뜻이 없다는 이완구 총리를 향해 ‘해임 건의안’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해임 건의안 카드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성완종 리스트’의 당사자인 이 총리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동시에 압박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고 야당은 그 적용 시기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의혹만 가지고 해임 건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새누리당도 당내에서 사그라들지 않는 이 총리 자진 사퇴 요구와 맞물려 상당히 곤혹스런 입장이 됐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16일 경기 안산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추모식을 마친 뒤 “(이 총리가) 계속 자리에서 버티는 상황이 이어지면 해임 건의안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어 “본인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대통령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이라는 조건을 달고 “우리 당이 좀 더 강력한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장 해임 건의안 결의를 추진하지는 않는 대신 이 총리나 대통령, 새누리당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총리 해임 건의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이상의 요구로 발의할 수 있고,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현재 새정치연합 의석 수(129석)에 정의당 의석(5석)을 합치면 134석으로 건의안 제출은 가능하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 14명 이상이 본회의장에 나오지 않으면 표결에 부칠 수 없는 상황이다. 2012년에도 김황식 전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상정됐지만, 야당 의원 138명만 출석해 표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불발된 적이 있다. 표결까지 간 정일권(1966년), 황인성(1993년), 이영덕(1994년) 총리 해임 건의안도 모두 부결됐다.

때문에 새정치연합은 건의안을 제출하기 이전에 본회의 통과 전략을 먼저 짜야 하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새누리당 안에서도 이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림이 그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새누리당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거나 하면 ‘부패 총리를 감싸려 한다’는 비판에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쉽사리 불참을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 해임건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박 대통령 역시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고 한 마당에 이를 못 본 척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임건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여당 의원들까지 가세해 통과시킨 것을 거부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 본회의 일정은 23일, 30일, 5월 6일로 잡혀 있다. 해임 건의안이 제출되면 본회의 보고 뒤 72시간 안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야당은 실제 건의안을 제출하는 시점도 저울질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27일 이후를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이) 해외에 있는 동안에라도 내부의 부정부패를 어떻게 척결하고 나라를 바로 세울 것인지 고민해 답을 가지고 돌아왔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압박용’이라면서도 속을 태우고 있다. 당초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 총리 문제 관련 당내 의견 수렴을 위해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박 대통령이 이날 출국 전 “(순방을) 다녀와서 (이 총리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그 동안은 공론화 논의 자체가 어렵게 돼 버렸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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