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군경 아닌 순직공무원만 인정한
인천보훈지청, 1심 판결 불복 항소
세월호 참사 때 제자들을 구하다 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숨진 교사를 ‘순직군경’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인천지법의 1심 판결에 대해 인천보훈지청이 불복해 항소했다. 최근 세월호 희생자인 교사들을 순직공무원보다 예우 수준이 높은 순직군경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1심 판결이 잇따랐지만 국가보훈처는 모두 항소한 상태다.
16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지난달 세월호 희생자인 안산 단원고 교사 이모(사망 당시 32세)의 가족이 낸 국가유공자(순직군경) 유족 등록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국가보훈처 인천보훈지청은 최근 소송대리인인 정부법무공단을 통해 항소했다.
이씨의 아내는 2014년 6월 인천보훈지청에 남편의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고 2015년 2월에는 순직군경 유족으로 등록해 달라는 건의서도 냈다. 그러나 인천보훈지청은 같은해 7월 순직공무원 유족으로만 등록하고 순직군경 유족 등록은 거부했다. 불복한 이씨의 아내는 2015년 10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승소했다.
인천보훈지청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상 경찰, 소방공무원 등이 국가의 수호ㆍ안전 보장이나 국민의 생명ㆍ재산 보호 직무를 수행하다 숨지면 순직군경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교사인 이씨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심은 향후 서울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씨는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탈출하지 않고 학생들을 구조하다 같은 해 5월 5일 4층 학생용 선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국가유공자법 등에 따르면 순직군경은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순직공무원과 달리 대부분 현충원에 안장되며 유족도 순직공무원 유족보다 더 높은 예우와 지원을 받는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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