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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창 태극기’까지…탄핵선고 앞두고 더 과격해진 친박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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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창 태극기’까지…탄핵선고 앞두고 더 과격해진 친박단체

입력
2017.03.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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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경북 구미 원평동 구미역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서 박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6일 오후 경북 구미 원평동 구미역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서 박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친박 단체들의 여론전이 폭력성을 더해가고 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 카페 게시판에는 죽창에 태극기를 매단 사진까지 올라와 위협의 수위가 위험한 수준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6일 박사모 카페의 게시판에는 '전투태세 준비 완료'라는 제목과 함께 대나무를 날카롭게 깎아 만든 죽창 봉에 태극기를 매단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을 올린 회원은 “언제 어느 때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만약 헌재에서 엉터리 탄핵 인용이라는 불상사가 일어난다면 대한민국의 사망선고로 봐야 한다. 그동안의 평화적 태극기 집회는 그 즉시 전투태세, 전투 태극모드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죽창 태극기 사진. 박사모 커뮤니티 캡처
죽창 태극기 사진. 박사모 커뮤니티 캡처

죽창은 대나무의 끝을 날카롭게 깎아 이를 창날 삼아 상대를 찌르는 무기로,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을 제작해 인터넷에 올릴 정도로 선고를 앞둔 친박 단체의 분위기가 과열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시자는 심지어 "별 의미 없이 살아온 인생, 멋지게 죽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삶 아니겠는가"라며 실제 죽창 태극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내보이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나도 만들겠다" "우리 모두 출동을 대기하자" "결연한 의지로 뭉쳐야 한다" "가망 속에 쇠뭉치를 준비해야겠다"며 동조하는 회원들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현재 해당 게시글은 카페 운영진의 조치로 삭제됐으나, 게시자는 "정치권이나 언론 검찰들까지 광화문 촛불들의 험악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위축됐던 것 아닌가"라며 "죽창 태극기를 안들더라도 강인한 결의에 찬 게시글이 이곳 박사모 게시판에 넘쳐나야 한다"는 추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탄핵 선고 기일이 다가오면서 박사모를 비롯한 탄핵반대 단체들이 물리적인 테러를 시행하는 등 폭력성을 더해가며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국정농단 척결하자'는 내용의 전단을 뿌리던 60대 시민이 집단 폭행을 당해 119가 출동했고, 탄핵 반대 집회를 취재하던 시사타파, CBS, YTN 등 매체의 기자들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결과 발표가 진행되고 있는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 앞에서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친박단체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결과 발표가 진행되고 있는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 앞에서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친박단체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재훈 기자

한편 지난달 24일에는 장기정 자유연합 대표 등 친박 단체 회원 300여 명 가운데 일부가 서울 서초구 박영수 특별검사 자택 앞에서 박 특별검사의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을 불태우고,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를 치켜들며 "박영수는 역적이다. 박영수의 모가지(목)를 비틀자" 등의 과격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이와 관련해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온 것은 내사에 착수해 진행 중"이라며 "협박 발언의 실현 가능성과 구체성을 검토해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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