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7.11.06 20:00
수정 : 2017.11.07 12:47

“심근경색 치료엔 손목동맥 중재술이 효과적”

손목동맥 중재술 1만건 달성한 '스텐트 시술 달인’ 한규록 한림대 교수

등록 : 2017.11.06 20:00
수정 : 2017.11.07 12:47

대퇴동맥 스텐트 시술, 출혈 위험 높고

입원 기간 길며 시술비 부담도 커

손목동맥 중재술이 사망률 낮아

가슴 쥐어짜는 것 같은 통증 오면

움직이지 말고 119 불러 병원 가야

하루 30분 유산소 운동이 예방법

‘스텐트 시술 달인’인 한규록 강동성심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손목동맥을 통한 스텐트 시술을 하면 대퇴동맥을 이용한 스텐트 시술보다 합병증과 사망률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강동성심병원 제공

심장은 잠시도 쉬지 않고 수축과 이완을 되풀이하면서 혈액을 내뿜어 우리 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려면 심장 자체도 혈액을 충분히 공급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왕관모양(冠狀)으로 심장을 감싸고 있는 3개의 혈관(관상동맥)이 혈액을 공급한다. 그런데 관상동맥이 경화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협심증이 생기고, 여기에 혈전(피떡)이 붙어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으로 악화돼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 심근경색은 재빨리 응급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게 된다. 급성심근경색이 발병하면 병원에 오기 전에 20~30% 정도 사망하고,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10%나 목숨을 잃는다.

급성심근경색 치료에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ㆍ이하 관상동맥중재술)’이나 ‘관상동맥 우회로 이식술(CABG)’를 받아야 한다. 최근 가슴을 여는 수술인 CABG보다 대퇴ㆍ요골동맥에 카테터(가는 관)를 넣어 스텐트(그물망)를 관상동맥에 장착하는 시술인 관상동맥중재술이 21배나 많이 시행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4년 기준). 관상동맥중재술도 이전에는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동맥에 카테터를 넣는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엔 손목에 있는 요골동맥에 카테터를 넣는 방식이 더 많아졌다.

손목에 있는 요골동맥을 통해 관상동맥중재술(이하 요골동맥 중재술)을 국내 첫 도입한 한규록(56)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심장혈관내과 교수를 만났다. 한 교수는 1998년 2월부터 요골동맥 중재술을 시행한 이래 시술 1만 건을 넘긴 ‘관상동맥중재술 달인’이다.

-급성심근경색 증상은.

“가슴을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아주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다고 얘기하거나 따갑다고 느끼는 환자도 있다. 식은 땀, 메스꺼움 등도 함께 생긴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가슴통증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통증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극심하다. 일부 환자에서는 식도역류 증상과 비슷하게 나타나 오인하기도 한다. 심장의 아랫부분(하벽)에서 심근경색이 생기면 배탈, 급체, 소화불량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심근경색이라면 가능하면 움직이지 말고, 혀 밑에 넣거나 뿌리는 니트로글리세린이 있으면 즉시 사용한다. 신속히 119로 전화해 병원으로 간다. 발병 30분 이내 병원에 가야 심장의 괴사를 줄일 수 있으므로 늦어도 가능한 한 30분 이내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손목동맥을 이용한 관상동맥중재술이 좋은 이유는.

“심장을 감싸고 있는 관상동맥의 이상을 알아내기 위해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한다. 콜레스테롤과 같은 이물질 등으로 좁아진 정도를 진단하기 위한 방법이다. 대퇴동맥이나 손목에 있는 요골동맥에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넣은 뒤 조영제를 주입해 이상 여부를 살핀다. 관상동맥조영술 결과 이상이 발견되면 좁아진 혈관을 풍선이나 스텐트(그물망)로 넓히는 시술을 시행한다(관상동맥중재술).

관상동맥중재술 시행 시 이전에는 대부분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동맥을 이용했다. 대퇴동맥의 지름이 크고 혈관벽이 두꺼워 시술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퇴동맥을 이용해 중재술을 시행하면 심각한 출혈의 위험이 높다. 혈관이 큰데다 깊은 곳에 위치해 지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술 후 8시간 정도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올리고 누워 있어야 한다. 중재시술 후에 출혈이 심각해지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반면 손목에 있는 요골동맥 중재술을 시행하면 주요 장기나 신경을 건드릴 위험이 아주 적다. 예상치 못한 출혈이 생겨도 손가락만으로 지혈을 할 수 있으므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낮고, 사망률도 낮아진다.

요골동맥을 이용하면 대퇴동맥보다 입원기간도 훨씬 줄일 수 있다. 시술비도 두 경우에서 차이가 난다. 대퇴동맥 중재술은 출혈 가능성이 높아 환자 안전을 위해 지혈 기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지혈기구는 대부분 비급여라 중재 시술비만큼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기도 한다.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에 왔을 때 급하게 혈관을 뚫어야 하기에 혈관이 넓은 대퇴동맥을 이용하는 병원이 아직도 많은 실정이다. 하지만 요골동맥을 이용한 시술이 사망률을 줄이므로 급성심근경색증에도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대한심장학회와 대한심혈관중재학회가 지난 2014년 92개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국내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 4만4,967건을 분석한 결과, 요골동맥 중재술(56.1%)이 대퇴동맥 중재술(45.4%)보다 많았다. 과다출혈로 인한 수혈 여부는 요골동맥 1.4%, 대퇴동맥 2.8%였고 1년 사망률도 요골동맥 2.8%, 대퇴동맥 3.9%로 낮았다.”

-건강한 심장을 지키려면.

“우선 금연해야 한다. 흡연은 동맥경화증과 암의 주 위험요인이다. 담배는 혈관을 수축하고 ‘좋은’ HDL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피를 엉키게 한다. 피가 엉키면 혈관이 좁아지면서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않게 돼 심장질환을 일으킨다. 짜고 맵고 단 음식을 자제하는 게 좋다. 소금이나 설탕, 지방, 알코올 같이 열량이 높은 음식은 심장질환을 일으킨다. 이밖에 고기 섭취량은 하루 반근 이하, 버터나 치즈, 초콜릿도 좋지 않다. 국에는 나트륨이 많아 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게 좋다. 심혈관 질환은 무증상 잠복기를 거쳐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회복이 어려운 장기 손상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

최근 식생활 변화로 고열량 음식 섭취가 크게 늘었다. 반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었는데, 이렇게 운동하지 않고 고열량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관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액이 지나가는 길을 막는다. 따라서 하루 20~30분씩 조깅 줄넘기 수영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술은 되도록 줄여 하루 맥주 1잔, 소주 1잔, 와인 1잔 정도를 마시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이 늘고 혈액순환도 좋아진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한규록 강동성심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강동성심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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