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당원들과 함께 진실을 알리고 국민에게 박근혜 정권 4년간 보인 무능과 실정, 비선실세 진상에 대해 낱낱이 보고하겠다. 국민과 함께하겠다”며 전국 순회 당원보고 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 야권이 강력한 장외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직접 국민들을 만나며 여론전 공세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로 한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번 게이트는 민주당 의원들이 국정감사 내내 밤잠을 자지 않고 파헤쳐 만들어낸 성과이며, 그래서 야당의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진실을 박근혜 대통령과 검찰이 은폐하기 시작했다. 진실을 감추려는 어둠의 세력과 민주당의 싸움이 다시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국정운영 동력이 상실됐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진실을 감추는 세력과의 싸움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보좌진들과 함께 밤을 새라고까지는 하지 않겠지만, 진실규명을 더 가열차게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당장 거리투쟁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우 원내대표는 “광장에서 싸우는 방식이 있고, 제도권에서 싸우는 방식이 있다. 광장이 광장의 방식대로 말한다면, 우리는 제도권 안에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6월 항쟁은 성공하고 12월 대선에서 패한 1987년의 경험을 잘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정권을 쓰러뜨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건설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며 “선거로 심판하고 선거로 희망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에 거국내각 구성을 요청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야당의 주장을 일절 받지 않으면서 중립내각, 거국내각을 하자? 야당은 바보가 아니다. 그렇게 이용당할 생각 없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어 “지난 1년간 야당 주장을 모르쇠하면서 내각만 같이 구성하자? 국면전환용 카드에 야당이 응할 것이라 생각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야가 합의 못한 어버이연합 청문회,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에 의한 (최순실) 특검에 합의해 달라. 그러면 (새누리당의) 태도가 변화했다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최순실 특검 방식에 관해서는 “우리는 특별법에 의한 특검에 의해서만이 진상을 규명한다고 생각한다”며 상설특검법에 근거해 특검을 도입하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검찰을 바로세우기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 때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새누리당이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줘야만 거국내각을 제안한 진실성이 있다”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그는 청와대 비서진 교체에 대해서도 “수사에 대한 짜맞추기식 시나리오조차도 내부에서 진행된다는 의심이 강하고 지금 청와대 인사나 수습책조차도 또 다른 비선실세에 의지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며 “혹자는 김기춘이라 하고 혹자는 다른 사람을 거론한다. 이런 식의 국정운영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 임명에 대해서도 “우병우를 교체한들 (비선실세에 의존하는) 이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난다”며 “국무총리를 먼저 임명하고 내각 추천을 받고 비서실장을 임명한 뒤 (민정수석을) 후속 임명하는 게 시스템 아니냐. 또 민정수석부터 임명했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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