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비위 적발에도 전보 조치만 "靑 불신 두려워 덮기에 급급" 뒷말
청와대 경비를 담당하는 202경비단 중대장이 의무경찰들에게 폭언을 하고 소대장에게 술값을 대신 내게 하는 등 상습적으로 비위를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이 중대장을 일선서 계장으로 전보 조치만 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경찰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서울경찰청 202경비단의 전경대장으로 근무해온 A 경감은 평소 소속 의경들에게 상습적인 폭언으로 악명이 높았다. A 경감의 행동은 특히 술에 취했을 때 정도가 심했다. 퇴근 후 집에서 쉬고 있는 부하 소대장들을 술집으로 불러내 대신 술값을 내게 하는 일이 수 차례 반복됐다.
그의 오랜 비위는 올해 2월초 부대원 소원수리를 통해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A 경감의 비위사실을 인지, 징계의 일환으로 이달 4일 서울 은평경찰서 여성보호계장으로 보직 발령했다.
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덮기에 급급한 수준의 비상식적 조치라는 반응이 나온다. 202경비단은 청와대 외곽 경비를 책임지는 경찰 조직으로 더욱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는 곳이다. 특히 직업 경찰이 아닌 의경에 대한 폭언은 더욱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게 최근 분위기다. 따라서 A 경감에 대해 대기발령 후 징계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 경찰은 “청와대 외곽 경비부대의 비위가 터져 나오면 경찰에 대한 청와대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어 덮는 데 급급한 거 같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202경비단 임무의 중요성을 감안해 A 경감을 보직에서 우선 배제한 것”이라며 “감찰에 들어간 만큼 사실상 징계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보는 지난 2월 9일자 [단독] ‘부하에 폭언, 술값 대납시킨 청와대 경비 전경대장 솜방망이 징계’ 및 3월 2일자 ‘청장 車 검문했다고 24시간 당직 후에 또 교육’ 제하의 각 기사에서 전직 202경비단 중대장인 A경감이 술에 취하면 퇴근 후 집에서 쉬고 있는 부하 소대장들을 불러내 술값을 대신 내게 하는 등 상습적으로 비위를 저질렀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청 감찰조사 결과, A경감이 부하 소대장들에게 술값을 대납시킨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A경감이 의무경찰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하여 악명이 높았다는 보도에 대해, A경감은 서울청 감찰조사 결과 부대 운영과정에서 몇 차례 욕설한 사실이 인정되어 이에 따른 반성의 계기로 ‘불문경고’를 받았으나, 상습적인 폭언은 아니었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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