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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반도 위기, 北도 문제지만 美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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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반도 위기, 北도 문제지만 美도 문제”

입력
2017.04.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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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도발땐 상황 급속 악화

北에 “오판 말라” 경고 메시지

북중관계 파탄 가능성은 희박

美항공모함 한반도 재이동에

“국지전 벌어질 수도 있다” 우려

본질은 美中간 힘겨루기 판단

11일 경기 파주시 임진강 너머로 보이는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 뉴시스
11일 경기 파주시 임진강 너머로 보이는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 뉴시스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오히려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 가능성 못지않게 미국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도 상당한 원인이라고 본다.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하더라도 대북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전문가들은 최근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진단과 처방 모두 북한과 미국을 함께 겨냥하는 양비론에 가깝다. 뤼차오(呂超)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11일 “미국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의 한반도 이동은 북한에 대한 경고를 넘어 한반도의 군사적 대치 국면을 더 악화시킨다”면서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국지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지융(鄭繼永) 푸단(復旦)대 한국센터 주임교수도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를 원하지만 이런 상황은 오히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더 자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나 관영매체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미 칼빈슨 항모 전단이 항로를 한반도로 바꾼 것을 겨냥해 “유관 각국은 자제를 유지하고 지역 긴장을 고조시켜선 안된다”고 강조했고, 중국중앙(CC)TV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중국도 북한의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추가도발이 현실화할 경우 상황이 급속히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신화통신과 환구시보 등 관영매체들이 연일 “북한은 상황을 오판해선 안된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건 이 때문이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한국을 찾아 “북한이 추가도발에 나설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강력한 추가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합의한 것 역시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추가도발을 하더라도 북중관계가 파탄지경으로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이 지속되는 한 중국 입장에선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포기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미국을 의식해 인적ㆍ물적 교류나 금융분야에서 성의있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있지만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만한 조치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북한산 석탄을 되돌려 보낸 것도 이미 연말까지 수입 잠정중단 조치를 내린 상황에서 미국의 압박을 의식한 조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류는 사실 지금의 한반도 위기 고조가 미중 간 힘겨루기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미중 정상 간에 북한 문제 해법이 평행선을 달렸을 것이고 미국이 핵항모의 기수를 돌린 건 중국을 겨냥한 측면이 크다”면서 “중국은 북한을 다독이든 경고를 보내든 미국에 빌미를 주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우다웨이 특별대표의 방한 목적이 유력 대선후보 측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관련 정책방향을 확인하는 데 있다는 분석과도 맥을 같이 한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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