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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기다리는 ‘여소야대’ 난제 풀 첫 단추는 ‘총리 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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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기다리는 ‘여소야대’ 난제 풀 첫 단추는 ‘총리 인선’

입력
2017.05.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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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 정계 개편은 역풍 우려

“선거구제 개편 등 정책연대서 해법 찾아야”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와 청와대의 모습. 연합뉴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와 청와대의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 앞에 놓인 시대 상황과 정치 환경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인해 정부의 권위는 이미 바닥을 쳤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재로 야권과 허니문 기간도 없이 ‘정치적 시계 제로’ 상태에서 곧바로 국정에 들어가야 한다. 정부 기능을 신속히 정상화하지 못하거나, 대선 경쟁자 측의 앙금을 적극적으로 풀지 못하면 집권 초반부터 국정 운영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

안개 정국 속 문재인 정부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첫 단추는 초대 국무총리 인선에 달려 있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총리 인선이 문 당선인의 향후 국정 운영 방향과 스타일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어 야권의 협치 여부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각의 수장인 총리가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해 발 빠르게 정부 조직을 수습하고 당선인의 정치적 보완재 역할을 해낸다면 정권이 조기에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초대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권의 반발에 부딪히거나 결격 사유가 드러나 잡음을 일으킨다면 새 정부가 내각 구성도 하지 못한 채 휘청거릴 수 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여론분석실장은 “문 당선인의 첫 총리는 정부를 통솔할 경험과 합리적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며 “동시에 문 당선인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정치적 명분 측면에서 영남 외 인물 등용 등을 고려해야 시대적 난국을 해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정치지형을 바꾸기 위해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시도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들은 향후 정치적 지위 보전과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재기를 노리고 집안 단속부터 시작할 공산이 크다. 대선 후보들 간에도 짧은 대선 운동 기간 가족 문제 등을 거론하며 크게 상처를 주고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 당선인이 국정 운영의 편의 때문에 일방적으로 여당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면 야권은 이를 생존을 위협하는 ‘전쟁 선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어떠한 정치적 논의도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

최창열 용인대 교수는 “과거 대선 직후처럼 타당 의원 빼오기를 하거나 정치공학적인 합당을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시도 해서도 안 된다”며 “내각 몇 자리를 타 정당 몫으로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문 당선인이 여야 영수회담 정례화 등을 통해 야권을 설득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야당과의 협치를 위한 방법론으로는 개혁입법 추진 등 개혁과제 별 정책 연대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문 당선인을 뽑은 대다수 국민들이 ‘적폐청산’과 ‘민생 안정’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민감한 정치적 의제를 후순위로 미루고 ▦사회경제적 양극화 해소 ▦사교육 철폐 ▦재벌구조 개혁 등 야권도 반대하기 어려운 개혁 입법부터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제2의 최순실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집권 초반에 개별 사안 별로 각 당과 연대 전선을 구축하면 협치에 대한 공감대와 학습도 자연히 형성될 수 있다.

선거구제 개편 카드를 활용하는 것도 협치를 조기에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제안도 나온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바른정당 모두 거대 정당의 승자독식 구조인 현 선거구제 개편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문 당선인이 세 정당이 요구하는 선거구제 개편 카드를 고리로 정책 연대에 나선다면 대결이 아닌 상생의 정치가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구용 전남대 교수는 “선거제도 하나만 바꿔도 협치로 가는 좋은 길이 열릴 수 있다”며 “다원화되고 안정적인 정당구조를 갖추면 진정한 대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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