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하게 끝까지 가 보자”
유, 추가탈당 막고 당 결속 올인
한국당 친박계 “김무성 입당 불가”
원내대표 경선 맞물려 집중 태클
홍준표는 “개 짖어도 기차는 간다”
김무성 의원 등 9명의 탈당 선언 여파로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 모두 몸살을 앓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번 사태로 불거진 리더십 비판에 고개를 숙이며 당 결속을 다지는 데 애를 썼다. 한국당에선 친박계의 ‘김무성 입당 불가’ 기류가 심상치 않다.
공동 창당 주역인 김 의원을 떠나 보내고 남은 유 의원은 7일 내내 당 수습에 집중했다. 11ㆍ13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에서 대표 선출이 유력한 유 의원에게는 남은 의원들이 일치 단결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당면 과제가 있다. 이날 오후 소집된 의원단 간담회에서 유 의원은 탈당 사태 전날인 5일 열린 심야 의원총회에서 중재안으로 나온 전대 연기론에 끝까지 반대한 데 사과했다. 당시 유 의원이 전대 연기를 거부하자 그와 가까웠던 의원들조차 “타협을 모른다”며 실망감을 나타냈었다.
유 의원은 간담회 뒤 “이 문제 때문에 마음이 상한 분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며 “당의 진로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도 당내엔 “잔류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의원들이 있어 상황은 살얼음판이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사무처 당직자들을 만난 뒤엔 “작지만 강하게 해볼 생각”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유 의원은 “창당 이후 국민에게 개혁보수로서 차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솔직한 얘기도 나눴다”며 “당직자들에게 어렵지만 심기일전해서 끝까지 함께 가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8일 탈당파 의원 8명이 탈당계를 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는 바른정당의 정당보조금은 현재 14억7,000만원에서 6억원 정도로 급감한다.
한국당은 김무성 의원의 귀환을 앞두고 일부 강성 친박계 의원들의 ‘비토’로 시끄럽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탈당을 한 김 의원을 해당행위자로 몰아붙이며 입당을 반대하는 것이다. 이들은 “복당 심사를 거쳐 걸러내야 한다”, “정계은퇴 선언을 하고 복당하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친박계가 긴장하는 데는 다음 달에 있을 새 원내대표 경선 영향도 있다. 현재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친박계 홍문종 의원과 비박계 김성태 의원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김무성 의원 등이 복당하면 자신과 가까운 김성태 의원에게 세를 몰아주리란 관측이 나온다. 만약 김성태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에 선출된다면 의총에서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의 제명 의결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 6일 친박계로 추측되는 당원 152명이 서울남부지법에 박 전 대통령 징계효력 가처분 신청과 홍준표 대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이런 위기감의 발로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며 친박 핵심 징계와 바른정당 탈당파 복당을 되돌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띄워 친박계를 ‘잔박’(잔챙이 잔류 친박)이라고 부르며 “이런 류의 공작을 미리 예측하고 친박 핵심을 친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선 “지난 4년 4개월 동안 경남지사로 지방에 가 있다가 중앙정치에 돌아와 보니 과거와 달리 국회에 참 사이코패스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고 느꼈다”고 적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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