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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평창에 '특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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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평창에 '특수'는 없었다

입력
2017.08.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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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13일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설상 종목이 열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읍내에서는 한창 도로 정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정재호 기자

“올림픽이 열린다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드래요”

지난 13일 오후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주요 설상 종목이 열릴 강원도 평창군의 대관령면사무소가 위치한 횡계리 읍내. 이곳에 위치한 숙박시설에서 일하는 지역 토박이인 50대 남성 김씨는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특수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느냐고 묻자 구수한 강원도 억양을 담아 “뭐 붐도 일어나지 않고 평상시랑 다를 게 없드래요. 지금쯤이면 김연아(27ㆍ올댓스포츠) 같은 스타 선수가 메달을 딸까 이런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잖아요”라고 손사래를 치고는 이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6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왔지만 지역 현장은 한산했다. 막바지 올림픽 준비를 위해 도로와 인도를 뜯어 공사하고 인근에 개ㆍ폐회식 장소인 올림픽 플라자와 선수촌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는 걸 빼면 여기가 평창 올림픽의 핵심 지역이라는 걸 모를 정도로 한적한 모습이었다.

김씨는 “외국 미디어나 시설 관계자들이 대회 기간 숙박을 문의하는 전화와 방문이 부쩍 늘어 올림픽 다가오긴 오나 보다 하는 정도”라고 체감 경기를 설명하면서 “공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쓰는 비용을 제외하고는 평상시랑 똑같고 오히려 도로를 뜯고 하느라 주민들만 불편해져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막상 대회 기간에는 시내 바깥쪽부터 통제한다고 들었다. 몇 곳에 대형 주차장을 만들고 안쪽으로는 셔틀버스와 주민 인증을 받은 사람만 차를 끌고 들어올 수 있다는데 물건도 받고 해야 하는 장사하는 주민들은 여러 모로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초등학생 아이와 장을 보고 들어가는 30대 후반의 여성 지역 주민 이씨는 덤덤한 표정으로 “올림픽이 다가왔는지 별로 못 느끼고 있다. 공사 인부들 영향인 것 같지 오히려 지난여름 성수기보다 일반 관광객들은 줄어든 것 같다. 여기는 산골이라 외국인 보기가 힘든데 외국인이 종종 찾는다는 것 정도가 달라진 점”이라고 전했다.

24년째 이 지역에서 살고 있다는 50대 초반의 택시기사 고씨는 올림픽 얘기가 나오자 대뜸 목소리부터 높였다. 고씨는 “주민들이 화가 많이 나 있다”며 “지난 국정 농단에 평창이 휘말리면서 위원장만 2명이 교체된 걸로 알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해서 1년 전에 이미 끝났어야 할 공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가끔씩 관광객들이 와도 데리고 다니면서 보여줄 곳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외부 지역과 유일한 통로인 횡계 시외터미널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70대 여성 할머니는 “손님이 많다거나 달라지는 걸 못 느끼겠다. 크게 욕심도 없고 별로 기대도 안하고 있다”고 관심을 두지 않았다.

13일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설상 종목이 열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인근에서는 개폐회식 장소인 올림픽 플라자가 건설되고 있다./사진=정재호 기자

결국 평창의 성공 여부는 일반 국민과 관광객의 적극적인 유입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 숙박과 교통 문제는 핵심 사안이다. 그러나 횡계리 내에는 3~4곳의 숙박시설밖에 존재하지 않고 그마저도 이미 대회 조직위원회나 각종 방송 및 시설 관계자들이 선점한 상황으로 드러났다. 인근 60대 숙박업소 사장은 “지금도 예약 안 받고 올림픽 기간에도 예약을 안 받을 것”이라며 “이미 임대할 업체가 있다”고 했다.

일부 숙박 예매 사이트에서 최대 90만원에 육박하는 대회 기간의 터무니없는 숙박료에 대해서는 “숙박 시설이 비싸다고들 언론에서 떠드는데 사실과 다르다”면서 “우리가 올린 게 아니라 시설 관계자 등이 회사 차원에서 먼저 그렇게들 베팅을 한다. 그런 식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것일 뿐 우리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강원도와 조직위가 예상하는 올림픽 1일 최대 관람객 숫자는 10만4,000여 명이다.이 중 60%가량이 숙박할 것으로 보여 3만 실은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숙박 문제는 인근과 연계되는 교통 문제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지금처럼 서울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와서 인근 지역을 하루에 두 번 도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는 답이 없다. 따라서 도는 조직위에서 운영하는 평창ㆍ강릉ㆍ정선 셔틀버스 외에 배후 도시에서 개최 도시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각 시ㆍ군은 지역 내 셔틀버스를 돌려 분산시키는 것으로 숙박 난을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최고 250km까지 달리는 KTX가 오는 12월 말 계통을 목표로 일부 구간은 시범 운행에 들어갔다. 인근 진부역과 강릉역에 정차하며 편도 51회를 운행한다”며 역에서 내린 후에는 “관중 셔틀버스가 올림픽 시작 전날인 2월 8일부터 2월 26일까지, 패럴림픽 역시 3월 8일부터 19일까지 평균 15분 배차 간격으로 총 432대에 25개 노선을 운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내 개최도시 교통 대책을 관할하게 될 강원도도 조직위와 별개로 대비에 한창이다. 강원도청 교통운영과 관계자는 “조직위는 스폰서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우리는 외적으로 경기장 밖의 관람객이라든지 일반 주민들의 교통 대책을 세우고 있다”면서 “세부 시간 계획은 아직 안 나왔지만 조직위 셔틀을 포함해 전체 2,000여대 차량이 투입될 계획이다. 택시도 늘리고 숙박이라든지 경기장 관광지를 연계한 노선 조정을 하고 야간 시간까지 탄력적으로 연장 운행한다. 또 주요 교통로에 주ㆍ정차 관리 대책을 세우고 차량 2부제 도입을 검토하고 추진할 것이다. 평창군을 중심으로 시ㆍ군 별로 해야 될 사안들은 세부 시행 계획을 만들고 9월 중에 윤곽이 나온다. 이후 세세하게 하나하나 실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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