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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북한, 대일 청구권 200억달러 경제 개발 종잣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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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북한, 대일 청구권 200억달러 경제 개발 종잣돈”

입력
2018.06.13 13:5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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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한반도 CVIP의 시대로’ 보고서
과거(1966~1975년) 한국의 대일청구권 자금 사용 내역. 삼성증권 제공
과거(1966~1975년) 한국의 대일청구권 자금 사용 내역. 삼성증권 제공

북한이 비핵화 후 경제 개발 과정에서 200억달러 규모의 일본 자금을 종잣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무대로 나서는 북한이 일본과의 수교 과정에서 과거 전쟁에 대한 배상금인 ‘대일 청구권’을 활용해 인프라 투자와 산업 기반 마련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 비용은 한국과 일본이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일본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13일 203페이지 분량의 ‘한반도 CVIP(완전하고 가시적이며 되돌릴 수 없는 번영)의 시대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일본으로부터 대일 청구권 자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된다면 경제 재건의 종잣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일 청구권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서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에 대해 침략 대상 국가에 강력한 배상을 하도록 한 것이다. 배상 규모와 방법, 시기 등은 일본과 상대국 간 협의로 결정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산케이신문은 2002년 9월 북일 평화선언에서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00억달러 수준의 대일청구권 합의설을 보도했다”며 “이를 기초로 현재가치를 반영할 경우 북한은 200억달러(약 21조5,000억원) 안팎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과거 아시아 국가들의 대일청구권 활용 사례에 비춰볼 때 이를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섬유ㆍ자원개발 등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이나 철강 등 기초산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으로부터 20년에 걸쳐 5억5,000만달러를 받은 필리핀은 이를 시멘트 산업에 투자해 철도와 도로, 선박 등 운송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활용했다. 베트남과 미얀마도 발전소 등 기간산업 확충에 대일청구권을 이용했다. 우리나라는 1966년부터 10년에 걸쳐 무상자금과 차관 5억달러를 제공받아 이 중 55.6%(2억7,799만달러)를 광공업에, 18%(9,000만달러)를 SOC 확충에 활용했다. 유 팀장은 “우리나라는 가장 효율적으로 자금을 사용한 국가로 꼽힌다”며 “북한도 철저한 준비와 사전계획 후 대일청구권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낙후된 인프라 개선에 나설 경우 철도 개보수ㆍ복선화와 항만ㆍ공항 개선 등 물류 분야가 우선순위로 꼽힌다. 산악지형이 많은 북한 특성상 도로보다는 철도 운송이 유리하다. 해운ㆍ항공 분야도 장기간의 대북 제재로 낙후돼 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유승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북한투자전략팀장. 삼성증권 제공
유승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북한투자전략팀장. 삼성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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