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동남아, 남중국해 갈등 중국에 ‘공동 대응’

알림

동남아, 남중국해 갈등 중국에 ‘공동 대응’

입력
2018.05.27 17:16
18면
0 0

中, 분쟁지역에 군사기지 마무리

필리핀, 中 군사기지 앞 티투섬

비행장 등 군사시설 개선 착수

“방공식별권 구축, 완충 나설 것”

베트남도 대중 경계 태세 강화

필리핀이 점하고 있는 남중국해 티투섬. 동서로 1.3㎞ 길이의 활주로가 있지만 포장도 제대로 되어 있지만 않다. 특히 서쪽 부분의 100m 가까이 침식됐다. 구글맵 캡쳐
필리핀이 점하고 있는 남중국해 티투섬. 동서로 1.3㎞ 길이의 활주로가 있지만 포장도 제대로 되어 있지만 않다. 특히 서쪽 부분의 100m 가까이 침식됐다. 구글맵 캡쳐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군사기지화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동남아 국가들도 힘을 모아 중국에 본격 대응 조짐을 보이고 있다. 2년 전 상설중재재판소(PAC)가 동남아 국가들의 손을 들어 줬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경제협력 등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맞서지 않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남중국해 내 영유권 분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필리핀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필리핀 당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 기자와 인접한 지역의 비행장 보수 작업에 착수했다. 필리핀스타는 안보 당국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 “스프래틀리제도에 있는 티투섬(중국명 중예다오, 필리핀명 파가사섬)의 비행장을 비롯해 다수의 다른 소규모 군사시설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설 ‘아시아 해양투명성 이니셔티브'(AMTI)가 지난 25일 관련 위성 사진을 공개하자 이같이 확인했다. AMTI에 따르면 지난 17일 티투섬 비행장 활주로 서쪽 끝 해안에 바지선 2척이 정박한 것이 확인됐으며, 최소 7개의 새로운 건물이 섬에 건설됐다.

남중국해 남쪽의 스프래틀리제도를 중국은 난사군도, 필리핀은 칼라얀 군도, 베트남은 쯔엉사 군도로 부르며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2년 전 집권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의 경제 지원 등을 이유로 중국에 저자세 외교를 펼쳐 비난을 받았다.

중국이 군사기지화 한 수비 암초(좌측 하단)와 최근 필리핀리 보수 공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 티투섬. 22㎞ 가량 떨어져 있다. 구글맵 캡쳐
중국이 군사기지화 한 수비 암초(좌측 하단)와 최근 필리핀리 보수 공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 티투섬. 22㎞ 가량 떨어져 있다. 구글맵 캡쳐

필리핀이 200여명의 군인과 가족을 상주시키고 있는 티투섬에는 동서 방향으로 길이 1.3㎞ 활주로가 있지만 포장이 제대로 안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활주로 서쪽 끝부분은 100m 가까이 침식된 상황이다. 필리핀 언론이 지적한 보수작업은 바로 이 활주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티투섬은 필리핀으로서는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곳으로부터 남서쪽 22㎞ 떨어진 곳에 중국이 최근 미사일을 배치한 3개 인공섬 가운데 하나인 수비 암초(필리핀명 자모라ㆍ중국명 저비자오)가 있으며, 매립을 통해 조성한 3㎞ 길이의 활주로가 있다.

필리핀이 적극적으로 나서자 베트남 정부도 언론매체들을 동원, 대 중국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베트남 최대 인터넷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 국방부 산하 군사전략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응우옌 홍 콴 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중국 일대에서) 중국의 행동은 패권 장악이라는 ‘중국의 꿈’ 실현을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남중국해 상공에 대해 방공식별권(ADIZ)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콴 소장은 “중국이 여기서 멈추기보다는 장차 더 과감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베트남이 높은 경계 태세 유지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에 전파교란 장비와 미사일을 설치한 데 이어 전투기 이착륙 훈련을 실시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베트남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는 일본에 손을 내미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동남아지역 전문 매체 니케이 아시안 리뷰는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꽝 수석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쟁과 관련, 일본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꽝 주석이 중국에 경고를 보내려는 듯 강한 어조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