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조직위, 파행 책임 규탄
인천 백령도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제4회 인천평화미술제가 열리지도 못한 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참여 작가들이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조직위원회마저 주최측인 인천문화재단의 ‘늑장 행정’을 규탄하고 나섰다.
2일 이종구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인천평화미술프로젝트 조직위원회는 인천평화미술제의 파행을 두고 인천문화재단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9월 29일에는 참여작가 29명이 김윤식 인천문화재단 대표의 사퇴와 진상규명, 작업소요비용 정산을 요구했다.
인천평화미술제는‘평화의 섬 백령도’를 주제로 지난 3년간 성공적으로 개최돼 주목을 받아온 미술 전시 행사다. 인천문화재단은 행사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별도의 조직위원회를 꾸렸다. 6월에 이미 전시 계획 대부분이 완료돼 7월 개최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세월호 사태로 인해 연안 여객선의 활동이 축소되면서 개최가 지연됐다. 설상가상으로 예술감독을 맡은 이승미 인천아트플랫폼 관장이 내부 감사 끝에 사퇴했다. 조직위원회와 작가들은 이승미 관장이 사실상 행사 준비를 도맡아온 만큼 예술감독을 계속 맡기를 희망했으나 김윤식 대표는 “관장의 거취는 재단 내부의 문제”라며 거부했다. 결국 조직위원회는 “이승미 감독이 없고 작가들도 작업시기를 놓쳤으므로 미술제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단 측은 9월 윤종필 신임 예술감독을 선임하고 전시 장소도 백령도에서 인천아트플랫폼으로 옮겨 전시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행사 내용이 지나치게 많이 바뀌었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관계자들은 예산 부족으로 인해 결국 행사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윤식 대표는 “이승미 전 관장이 지역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었고 공금유용 등 비리를 저질렀기에 더 이상 행사를 맡길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행사를 계획대로 진행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작가들을 사실상 방치한 책임을 지는 것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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