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법 처리 첫 시험대, 일단 날 세우며 "합의 노력" 강조
"당내 분열 해결 시동 걸렸다" 불구, 중도파 업고 친노와 맞설 가능성도
천정배ㆍ정동영 전 의원 등과 친분, 야권 연대 추진에 일정 역할 기대
세 번의 도전 끝에 제1야당 원내 사령탑에 오른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원내대표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쌓여있다. 새누리당과 성공적 여야 협상, 재보선 패배 이후 흐트러진 당내 분위기 쇄신, 야권 결집 등을 통해 문재인 대표와 함께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대여 협상에서는 강공 모드 예상
대여 협상을 어떻게 풀어갈 지가 가장 중요한 숙제다. 11일부터 시작하는 5월 임시국회의 공무원 연금법 개정안 처리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7일 당선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4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했어야 할 민생 입법들이 있었다”며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5월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합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날을 세우며 대여 공세 강화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공무원 연금과 공적 연금의 분리처리 방향에 대해 “통합 처리가 먼저”라며 반대했다.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합의문에) 잉크도 마르기 전 스스로 공적 연금의 공공성 강화라는 약속 파기는 옳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논의는 그 이후”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여야가 기존 입장만 고수하고 협상이 지지부진해 질 경우 야당도 비판 여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수 있어 협상의 묘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여당에 양보하는 모양새를 보이면 당내 강경파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고, 대여 강경 자세만 유지했다가는 중도파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다. 한 재선 의원은 “17대 국회의 여당(열린우리당) 첫 원내 수석부대표를 맡았을 때 꼼꼼한 전략 없이 강공만 하려다 야당(한나라당)과 협상에서 많이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더구나 상대가 지략가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이니 잘 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유 원내대표와는 동갑이고 서로 잘 아는 친구도 많다”며 “앞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의 획기적인 내용을 존중하며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실패한 경제 민주화 시도와는 차원이 달랐다”고 유 원내대표를 평가했다.
친노 주류 견제와 새정치 화합도 과제
4.29재보선 패배 이후 흐트러진 당내 분위기를 다잡는 것도 중요하다. 비주류인 이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문재인 대표 사퇴나 친노 패권 정치 정리에 대한 거센 요구도 당장은 잦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는 “당내 분열 해결의 시동은 걸렸다고 본다”며 “비판, 비난은 자제하고 분열의 치유로 당시 승리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을 지지한 중도파의 ‘견제와 균형’ 요구를 반영한다며 문 대표나 친노 주류와 힘겨루기에 나선다면 계파 갈등은 상당히 심각해 질 수 있다.
이 원내대표가 야권 연대 추진에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거리다. 그는 천정배 의원이나 정동영 전 의원 등과 16대 국회 당시 옛 민주당에서 개혁파 의원 모임인 ‘바른정치모임’을 함께 하고, 열린우리당 당권파로 활약했던 인연이 있다. 이 원내대표는 “누구보다 천 의원을 잘 알고 호남이 그를 지지한 이유도 잘 안다”면서 그의 정치세력화에 자신이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17대 국회 당시 원내 수석부대표로서 민주노동당과 정책 협의를 했던 경험을 살려 정의당 등 다른 야당과 연대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
▲서울(58) ▲경기고ㆍ서울대 법학과 ▲변호사, 16ㆍ17ㆍ18ㆍ19대 의원(경기 안양 만안) ▲새천년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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