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윤태석 기자

등록 : 2018.03.09 04:40

“리분희 보고 싶은 현정화 마음, 북에 가서 꼭 전해주겠다”더니…

평창 패럴림픽 선수촌 공개...북한, 시종 부드러웠지만 갑작스레 공동입장 무산

등록 : 2018.03.09 04:40

평창 패럴림픽 선수촌 내 반다비가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있다. 평창=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평창 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가 활짝 웃는 얼굴로 방문객들을 맞았다. 얼마 전까지 이곳에는 수호랑(올림픽 마스코트)이 우뚝 서 있었다.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휴식처인 강원 평창 선수촌이 8일 공개됐다. 올림픽의 경우 빙상 선수들은 강릉, 설상 선수들은 평창으로 나뉘어 있었지만 패럴림픽은 평창 한 곳만 운영한다.강릉에서는 휠체어 컬링과 장애인 아이스하키가 벌어지는데 두 종목 참가 선수들도 평창에서 경기장을 오간다.

평창 지역에 폭설이 내려 선수촌 곳곳에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노력 덕에 이동 통로는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

평창 동계패럴림픽 선수촌의 레크리에이션 센터. 평창=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선수촌의 휴식처’ 레크리에이션 센터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탁구대, 포켓볼 테이블과 콘솔 게임기, 안마 의자 등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인사혁신처에서 파견 나온 신규호 사무관은 “시설물은 올림픽 때와 똑같다. 다만 시설물과 시설물 사이 간격을 넓히는 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포켓볼 테이블 등도 애초부터 장애인, 비장애인이 모두 이용하는 데 불편함 없는 높이로 제작됐다. 이곳 근무자와 자원봉사자들은 패럴림픽 참가 선수들을 먼저 나서서 돕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신 사무관은 “선수 대부분이 스스로 잘 해결한다. 먼저 도움을 요청하거나 어려워할 경우만 가서 돕는다”고 설명했다.

선수촌의 종합병원격인 폴리클리닉의 ‘핫플레이스’는 물리치료실인데 의외로 안과의 인기도 높다. 시력검사를 해주고 선수가 요청하면 안경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선수촌 폴리클리닉을 운영하는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의 김정아 씨는 “동구권 쪽은 안경 가격이 많이 비싸다고 하더라. 그 쪽에서 온 선수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북한 패럴림픽 선수단이 숙소를 나와 이동하고 있다. 맨 앞 왼쪽이 황충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 평창=연합뉴스

전날인 7일 방남한 북한 선수단도 이날 오전 중국, 우즈베키스탄 선수단과 합동 입촌식을 치렀다. 북한이 쓰는 102동 9층과 10층 발코니에는 인공기가 걸렸다.

남북 관계가 해빙 무드이고 얼마 전 올림픽 때 북한 선수단이 다녀가서인지 북한 관계자들은 말을 걸어도 피하지 않고 부드럽게 받아줬다. 패럴림픽 남북 실무접촉의 북측 대표단 단장이었던 황충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은 한국 취재진에게 “기사 쓰려고만 하지 말고 우리 편하게 이야기 합시다” “거, 자꾸 얼굴 사진 찍는데 그거 인권 침해 아닙니까”라고 시종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현정화 (렛츠런 여자탁구단)감독이 리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을 꼭 보고 싶어 했는데 오지 않아 너무 아쉬워한다”는 말에 황 부장은 진지한 얼굴로 “그 진심 어린 마음을 가서 꼭 전해주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현정화와 리분희는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우승 주역. 친자매와 같은 정을 쌓았지만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이후 25년째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훈훈했던 모습이 무색하게도 이날 저녁 한반도기의 독도 표기 문제로 패럴림픽 개회식의 남북 공동입장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평창=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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