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56) CJ그룹 회장이 앓고 있는 ‘샤르코 마리 투스’(CMT)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희귀병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 근육계 유전 질환으로 주로 팔과 다리의 근육들이 점점 위축되고 힘이 떨어지고, 증세가 심해지면 정상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도 있다. 최악의 경우 신체 기형으로 인한 호흡 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이 병은 국내에선 2,500명 중 1명꼴로 발생해 유전 질환 중에서는 발병률이 비교적 높은 수준이며, ‘범 삼성가(家) 유전병’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58) CJ그룹 부회장도 같은 병을 앓고 있으며 현재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CMT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단 이 병에 걸려 근육이 위축되고 변형이 일어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긴 힘들다. 이 때문에 환자는 재활 치료나 전기자극 치료를 통해 최대한 근육의 퇴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게 최선이다. 결국 이 병 환자는 앓기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오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유전인자에 CMT가 있어도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는 개인에 따라 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부모에서 태어났어도 발병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매우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CMT 증상에 따른 근육 위축이 팔ㆍ다리가 아닌 다른 부위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실제 지난달 미국 워싱턴주에서 줄리아나 스노우라는 6세 소녀가 CMT로 인한 폐질환을 앓다 고통스런 치료를 포기하고 결국 사망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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