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레이디병동에 진단-수술 논스톱… 유방암 환자의 마음까지 돌본다
알림

레이디병동에 진단-수술 논스톱… 유방암 환자의 마음까지 돌본다

입력
2015.06.21 15:04
0 0

암에 대한 불안·초조감 줄이고 禁男의 공간서 편안한 서비스

치료 후 삶의 질 향상에 주목, 수술환자 75%에 유방재건술

개원 3년 만에 수술건수 빅5로

문병인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ㆍ갑상선암센터장은 “유방암 환자들이 치료과정에서 겪는 조기폐경 등 변화는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며 “암 치료 후에도 환자들 마음을 다독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의료원 제공
문병인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ㆍ갑상선암센터장은 “유방암 환자들이 치료과정에서 겪는 조기폐경 등 변화는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며 “암 치료 후에도 환자들 마음을 다독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의료원 제공

이화여대의료원은 2009년 3월 이대여성암병원을 문 열었다. 여성만을 위한 암병원 개원은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드물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여성 암환자의 눈높이에 맞춘 진료로 불과 개원 6년 만에 의료계가 주목하는 성공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이 병원의 특별함은 뭘까.

유방암ㆍ갑상선암센터는 이대여성암병원의 상징과도 같다. 병원의 약진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센터는 개원 3년 만인 2012년 유방암 수술 건수에서 국내 ‘빅5’에 올랐다. 2013년과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유방암 적정성 평가에서도 거푸 최고 등급(1등급)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과가 해외에까지 알려지며 지금 미국 중국 러시아 아랍 유럽 멕시코 몽골 카자흐스탄 등 세계 60여 개 국에서 환자들이 오고 있다.

여성암 환자 전용의 ‘레이디병동’과 여성검진센터/건강증진센터 마련은 이 병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파격’이었다. 금남(禁男)의 입원실과 건진센터 등 공간에서 편안한 진료 서비스를 받게 됨에 따라 환자들 호응이 컸다. 레이디병동은 현재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76병상(74개 일반 병상ㆍ2개 요오드 격리병상)을 운영 중이지만, 환자 수 증가에 맞춰 단계적으로 병상 수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 병원은 국내 상급종합병원으로는 처음으로 ‘암 진단 후 1주일 내 시술’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방문 당일 한 공간에서 진료ㆍ검사를 끝내는 원스톱 서비스다. 암 의심 환자에 대한 동결 조직검사, 암 유전자 검사 등이 신속히 이뤄진다. 이 병원 문병인 유방암ㆍ갑상선암센터장은 “각종 검사에 따른 암환자들의 불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암일지 모른다’는 것에 대한 불안과 초조감은 여성이 더 민감하다”고 전했다. 문 센터장은 “넌스톱 시스템에 대한 반응이 좋자 지금 다른 병원들이 따라하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지난 2013년 한국병원협회의 연례 학술대회에서 ‘특성화를 통한 경영 혁신 성공사례’로 소개됐다.

사회복귀 돕는 유방암 전문 의료진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ㆍ갑상선암센터에는 국내 처음으로 유방암 환자의 유방보존수술을 시행한하고 세계 유방암 100대 명의에 선정된 바 있는 백남선 병원장을 필두로, 문병인 센터장, 임우성 교수 등 실력파 전문의가 대거 포진해 있다. 센터는 유방암 수술 환자의 75%에 유방보존술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암이 진행된 환자에게는 수술 전 항암요법으로 수술이 가능토록 한다. 성형외과와 협진을 통해 암 수술 후 유방재건술을 즉시 시행, 수술 후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도 적극적이다.

2011년 7월 JCI 인증과 2014년 JCI 재인증 획득 이후 해외 환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몽골 중국 러시아 태국 유럽 미국 중동 등 해외 환자들 발길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외국인 환자 우선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해외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최소화 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 이른 유방암 5년 생존율

유방암은 여성암 중에서 갑상선암 다음으로 발생이 많다. 2011년 한국유방암학회 분석자료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08년 사이 유방암 발생률은 3.5배 넘게 늘었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젊은층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다. 2008년 국내 연령대별 유방암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40대 이하 환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55.7%)을 차지했다. 40대가 약 39.8%로 1위였고, 30대에서 상승세가 가팔랐다. 40세 이상부터 폐경 후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미국, 유럽과 뚜렷이 대비된다. 문 센터장은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등 다른 암은 60-70대 이후 발생이 잦은데 비해 유방암은 40대에서 50대 초반이 많다”며 “가정에서 직장에서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할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

유방암 발생에는 서구식 식습관과 늦은 결혼과 출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문 센터장은 “평생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총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의 위험이 올라간다”며 "첫째 아이의 출산 연령이 1년 느릴수록 유방암 위험이 3%씩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밝혔다.

유방암 예방법으로는 조기 임신과 출산, 모유 수유, 식이요법, 운동이 손꼽히고 있다. 무엇보다도 조기검진이 필요하다. 유방암은 조기발견만 한다면 생존율이 90%가 넘는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방암 5년 생존율에서 최고 최고 수준이다. 문 센터장은 “유방암 5년생존율은 미국 90%, 일본 87%, 중국 80% 선인데 비해 우리는 92%로 더 높다”고 했다.

병원이 병만 치료해서는 안 되고 사람까지 치료해야 한다고 문 센터장은 말했다. 그는 “암환자들은 치료과정에서 신체적ㆍ정신적ㆍ심리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센터장은 “항암제 투여로 40대 나이에 폐경을 갑작스럽게 맞게 되면 그 변화는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다”며 “암 치료 뒤에도 마음을 다독이고 다잡아줘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센터는 이에 따라 여성암 환자들의 수술 후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노력을 쏟고 있다. 여성암 환자들을 위한 ‘파워 업’ 무료 강좌 개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흔한 것 중 하나가 건강강좌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노래교실 명상 국선도 오카리나교실 파스텔화 글쓰기교실 희망텃밭가꾸기 미술치료 등 내용과 구성이 다채롭다.

송강섭기자 erics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