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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대 출신 작가 편애 2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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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대 출신 작가 편애 2배 늘었다

입력
2014.09.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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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민 관장 취임 前 24%에서 취임 後 구입비 비중 40%로 급증

미술관 측은 "공정히 심사...우연"

2013년 11월 문을 연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관은 개관전 '시대정신'이 서울대 출신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는 이유로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3년 11월 문을 연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관은 개관전 '시대정신'이 서울대 출신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는 이유로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 1월 정형민 관장이 취임한 뒤 서울대 출신 작가를 우대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국립현대미술관이 실제로 소장 작품과 미술은행 작품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출신 작가의 작품 구매 비중을 급격히 늘린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 전체 작품 구입비에서 서울대 출신 작가 작품의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취임 이전인 2011년 24.36%에서 취임 이후인 2013년 40.69%로 급증했다. 이 기간 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체 작품 구입비가 36억원에서 23억원으로 13억여원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출신 작가 작품의 구입비는 8억8,000만여원에서 9억3,900만여원으로 증가했다.

장래성 있는 작가의 작품을 구매ㆍ대여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산하 미술은행의 공모 구입 역시 서울대 출신 작가 작품의 구입 비중이 높아졌다. 2011년 1억280만여원으로 전체의 12.36%를 차지했던 서울대 출신 작가 작품 비중은 2013년 1억8,250만여원으로 22.34%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홍익대 출신 작가 작품의 구입 비중은 18%에서 19%로 소폭 증가한 데 그쳐 서울대와 홍대 작가 작품의 비중이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후 의원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수 엘리트 학벌을 우대해온 미술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작품 수집 과정에서도 서울대 출신을 우대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미술관 측은 “공정하게 심사해 작품을 구입했으며 서울대 출신 작가 작품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우연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별도 규정에 따라 관장과 학예연구2실장, 외부 전문가 3명 등 총 5명으로 작품구입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작품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 이중 외부 전문가는 30~40여명이 전문 분야에 맞게 돌아가면서 위원회에 참여해 후보 작품을 평가한다. 미술관 측은 외부 전문가들의 독자 판단이 사실상 작품 구매 여부를 결정하며 이 과정에서 학벌과 경력은 기준에서 철저히 배제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외부 청탁 가능성 등을 이유로 위원회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의 신원 공개는 거부했다.

장엽 학예연구2실장은 “서울대 출신 작가 작품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2013년에는 구입 대상으로 선정되고도 실제로는 작품 판매를 거부한 작가들이 많았으며 이 과정에서 서울대 출신 작가의 작품 비중이 이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11월 개장한 서울관의 개관전을 서울대 출신 작가 작품 위주로 구성하면서 미술계의 반발을 부른 바 있다. 이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설치된 정책자문위원회에 참여했다가 중도 사퇴한 이제훈 한국미술협회 대외협력단장은 “미술관의 작품 구매 규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임의로 구매 여부와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며 “자문회의에 참여할 당시 개선을 요구했지만 만족할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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